기고]“성남시립예술단은 문화재단의 오페라를 위한 단체가 아니다”
2017/11/06 10:13 입력
트위터로 기사전송 페이스북으로 기사전송 구글+로 기사전송 C로그로 기사전송
a.jpg
 
글 류승욱 성남시립예술단 노동조합 지부장
 
최근 한 언론이 성남문화재단 오페라 ‘탄호이저’ 공연에 시립예술단이 참여하지 않은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예술단원들과 문화재단은 알고 시장만 모르는 이야기가 있다”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몇 가지 다른 의견을 밝힌다.
 
첫째, 성남시립예술단은 애초에 오페라 공연을 위해 조직된 단체가 아니다. 서구의 경우 오페라가 음악예술의 중심이 될 수 있겠으나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상황은 많이 다르다. 합창만을 하는 합창단이 세계적으로 우리나라가 유일하다는 말에는 일정부분 동의하나 처음 조직될 때부터 오페라를 전제로 시작된 다른 나라들의 합창단과는 태생적인 차이가 있으며 오히려 그로인해 순수합창이 그들 못지않게 발전하는 계기도 되었다. 유럽과 같은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시민들에게 오페라가 대우받기를 기대하는 것은 현재는 무리가 있다 생각한다. 시립합창단은 일 년에 정기연주와 기획연주를 합해 약 7회 공연하고 수 십 회의 찾아가는 연주와 시의 행사에 참여한다. 오페라도 물론 공연한다. 사실 시립합창단은 해마다 연말에 가족뮤지컬과 오페라를 번갈아가며 공연하고 있다. 교향악단의 경우도 스탠딩이긴 하지만 올해 7회의 해설이 있는 오페라 공연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때때로 교향악단에서 필요로 하여 요청하면 합창단이 같이 오페라 연주하기도 했다. 이렇게 예술단도 오페라에 관심이 있고 형편이 닿는 한 공연을 올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오페라도 중요한 공연이긴 하나 현재 시립예술단의 존립의 목적은 오페라만은 아니다. 정기연주와 찾아가는 연주가 예술단의 본연의 업무가 아니라는 근거가 어디에 있는가? 예술단의 입장에서는 정기연주와 찾아가는 연주가 본연의 업무이고, 정기연주도 물론이지만 특히 찾아가는 연주는 성남시립합창단에서 국내 최초로 기획하여 전국의 예술단에 영향을 끼친 중요한 업무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공연장으로 찾아오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서서 현장에서 시민들과 공감하고 위로하는, 예술단이 무척이나 자부심을 갖고 임하는 가장 중요한 업무 중 하나다. 만일 지금의 예술단의 형태가 오페라를 중심으로 변화되어야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대다수라면 그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것이 시립예술단의 의무라고도 생각한다. 나도 그렇게 되길 간절히 희망하지만 내 생각엔 국내의 현실은 아직 그에는 이르지 못한 듯하다. 나 또한 오페라를 사랑하고 대한민국의 많은 무대에서 오페라가 좀 더 대중적으로 공연되기를 바라지만 순수 공연예술의 꽃이 오직 오페라만이라고는 생각지 않으며 또 오페라가 ‘순수예술’이라는 말에도 동의하기 어렵다.
 
둘째, 성남시립예술단에는 오페라단이 없다. 그리고 문화재단은 예술단과는 엄연히 다른 단체이다. 아트센터라는 같은 공간을 공유하고 있지만 예술단은 재단이 아닌 성남시 소속으로 사회로 치자면 다른 회사다. 예술단에서 자체 공연을 할 경우 연주에 따른 일정 수당이 시에서 지급되나 재단의 공연에 예술단이 참여할 경우 시에서 연주수당이 지급되지 않는다. 즉, 재단의 연주는 예술단의 입장에서는 원칙적으로 외부 연주이고 출연할 경우엔 출연료 협상을 요구할 권리가 예술단에 있다.(예술단원 개인이나 단체가 외부연주에 출연할 경우 엄격한 규정을 따라야 하는 여타 문제들은 이 글에선 논외로 하겠다.) 그러나 이번 탄호이져 공연에 이에 대한 어떠한 시도가 재단으로부터 있었는지 들은 바 없다. 터무니없는 출연료를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재단에서 외부출연자들에게 얼마를 지급했는지는 모르나 기사에서 언급하였듯 외부 아르바이트 출연자들보다 훨씬 숙련된 시립예술단원들이라면 아무리 적어도 외부출연자의 수준은 받아야하지 않겠는가? 몇 년 전 재단에서 한 오페라 공연에 합창단 출연을 의뢰했었고 합창단에서는 재단에 출연료에 대해 문의했다. 재단의 대답은 시에서 지급받는 연주수당에 맞춰주겠다는 것이었고 예술단원들은 그 수준으로는 참여하기 어렵다고 의견을 모았다. 오페라의 경우 노래 외에 연기와 안무, 다른 출연자들과의 연습을 위해 따로 추가된 연습시간을 요하기 때문이다. 연습과정에서 겪게 될 정신적 스트레스도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오페라단이 조직되어있는 다른 시의 경우도 단체 간의 협업이 그리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서울시의 경우 합창단이 오페라공연의 출연을 오페라단과 계약할 때 내부단체임에도 출연료협상을 별도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국립오페라단과 국립합창단은 같은 건물에서 바로 옆의 연습실을 사용하지만 지난해 와 올해 거의 작품을 같이하지 않았다. 한 해 약 10편 정도를 공연하는 국립오페라단의 경우 수년 전 따로 오페라합창단을 조직했다가 해산시켜 그 진통이 아직까지 해결되지 못했다. 그리고 국내의 국공립오페라단들은 유럽처럼 극장, 가수, 합창단, 교향악단, 발레단 등을 상주단체로 함께 소유하고 있는 경우가 단 한 곳도 없다. 오페라단을 내부적으로 조직하고 있는 단체들도 현실이 이러한데 오페라단도 없고 문화재단으로부터는 제대로 된 협조요청도 받지 못한 성남시립예술단이 이번 재단의 연주에 같이 참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을 이유가 있는가? 이번 공연에 예술단과 재단의 협조가 이루어지지 않은 것이 예술단은 오페라에 관심이 없어서이고 그래서 시민들에게 결국은 외면을 받게 될 것이라는 의견은 지나친 비약이다.
 
성남에서 공연되는 오페라가 예술단과의 협업으로 좀 더 수준 높은 공연이 되길 바라는 마음에는 공감한다. 앞으로 문화재단과 예술단의 협력뿐 아닌 성남에 국내 최초로 극장 소속 가수와 여러 예술단체를 아우르는 전문오페라단이 조직되어 오페라예술이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이 지역을 대표하는 예술이 되는데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wjd@empas.com
아이디위클리(www.idweekly.com) - copyright ⓒ 아이디위클리.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

화제의 포토

화제의 포토더보기

    화제의동영상

    화제의 동영상
    •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기사제보
    • 정기구독신청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회원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내정로165번길 38 601동 145호(양지마을) ☎ 010-5506-7610 | Fax 0504-189-7610 | 주간신문 : 경기 다00585 등록일: 2000.06.09. | 인터넷신문 : 경기 아50819 | 발행·편집인: 정권수 | 사업자등록번호 : 574-87-00856 | 이메일: newwjd@empas.com | 청소년보호책임자: 정권수 
      Copyright ⓒ ㈜아이디위클리 Co, ltd All rights reserved. 
      아이디위클리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습니다.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을 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