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학부모들은 왜 정시확대를 주장하는 것인가?
2018/09/28 15:52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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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부모들은 왜 정시확대를 주장하는 것인가?
(대한민국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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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영
현) 교육바로세우기 운동본부 대표
전) 정시확대추진 학부모모임 대표
전) 2022대입개편안 공론화 의제 협의회 위원
전) 분당구 장안초 운영위원장
전) 분당구 수내초 학부모회장
전) 분당구 수내초 사교육없는학교 프로젝트 참여
(공교육 초등부문 최초 영어리딩프로그램 도입)

얼마 전 2022대입개편안에 대한 공론화과정이 끝났고, 교육부는 공론화를 왜 했는지 모를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결과를 발표했다.
교육부가 2022대입개편안에 대해 왜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는지, 그리고 왜 행동하기 시작했는지 조금만 관심을 가졌어도 공론화 과정은 필요하지도 않았고, 그 많은 돈을 쓸 필요도 없었다.
지금까지 교육의 수요자로서 그저 교육부의 정책에 순응하며, 그때 그때 달라지는 정책에 대해 방어적 입장을 취해왔던 학부모들이 왜 힘겨운 과정인줄 알면서 2022대입개편안에 반란을 일으켰을까?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공론화 과정이 끝난 지금도 연일 봇물처럼 터져 나오는 입시 비리 사건들, 여전히 수사가 진행 중인 숙명여고 사건만 봐도 그 이유는 충분하지 않을까? 아직도 공론화 과정에서 그리 외쳤던 수능위주전형인 정시확대의 필요성을 더 증명해야 하는 것인가?

공론화 과정은 왜 한 것인가?

그저 몇몇 학부모들의 반란이라고 보기엔 적지 않은 국민청원 수,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학생부종합전형 폐지 국민청원이 10만을 넘긴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이 정부로서도 그저 무시하기엔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2022대입개편안 공론화 과정은 정시확대를 주장하는 입장에게 달가운 일은 아니었다. 교육부 장관의 뜻을 알고, 현 정부의 공약이라며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진보성향의 교육단체들을 상대로, 조직도 없는 학부모의 힘으로 시민참여단을 설득하는 일이 과연 가능할 지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마저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목소리를 낼 수 없을 것 같아 우리는 어려운 결정을 했고, 최선을 다했다.
결과는 참담했다. 우리가 주장했던 의제가 오차범위 내 승리라는 이유로 100프로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그저 교육부는 우리에게 정시 30프로 권장이라는 생색만 냈다. 게다가 수능 상대평가 유지라는 시민참여단의 결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초에 공론화 쟁점도 아니었던 질문으로 ‘중장기적으로 절대평가가 필요하다’는 결과를 유도한 것은 앞으로 또다시 수능 절대평가를 거론하겠다는 의도가 있다는 것을 누구도 알아챌 수 있었다.
공론화 과정이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끊임없이 공론화 과정이 불공정하다며 약자 코스프레를 해온 진보성향의 교육단체들의 공론화 흔들기는 실망 그 자체였고, 누구보다도 공론화 과정에서 페어플레이를 해야 할 교사 집단들은 시민참여단들과의 접촉도 차단하는 숙의토론장에 잠입해 자신들의 주장이 담긴 유인물을 나눠주기도 하고, 교사가 가장 많았던 수능 절대평가를 주장하는 의제2팀은 시민참여단들에게 호소하는 신문광고문을 내는 등 공론화 과정에 임하는 기본자세라고 보기에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교육부 발표 이후 한 달이 지난 지금은 어떤가? 여전히 교육부 발표에 승복할 수 없다는 기자회견은 계속되었고, 심지어 최근엔 문재인 대통령 교육 공약을 되살리라는 촛불문화제까지 시작했다.
그들의 주장대로 대한민국 교육을 걱정하고 학생들의 행복한 학교생활을 위해서라면 현재의 수시제도 특히, 학생들을 3년 내내 옆 친구와 경쟁하게 하고, 학생부에 목숨 걸게 하며 비리를 조장하는 학생부종합전형의 폐단에 대해 바른 목소리를 냈어야 옳다. 잘못된 부분은 뿌리 뽑으라고, 감사를 철저히 하라고 촛불을 들었어야 한다.
그들은 왜 숙명여고 사건에 침묵하고 있는 것인가?

그렇다면 현 입시제도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현 대입제도는 수시가 지나치게 확대되어 학부모와 학생에게 큰 고통과 혼란을 주고 있다. 특히, 상위권대학의 학생부종합전형의 기형적 확대는 입시 풍토의 또 다른 양상을 낳아 현재 입시 비리를 조장하는 사회적인 문제를 초래하였다.
아래의 표를 보면 현재 내신이 불리한 고등학생과 n수생, 검정고시 출신과 만학도가 도전하는 수능위주의 전형이 얼마나 축소되었는지 알 수 있다.

학년도
2008
2009
2010
2011
2012
2013
2014
2015
2016
2017
2018
2019
수시
53.1
56.7
57.9
60.7
62.1
64.4
66.2
64.0
66.7
69.9
73.7
76.2
정시
46.9
43.3
42.1
39.3
37.9
35.6
33.8
36.0
33.3
30.1
26.3
23.8
합계
378,268
378,477
378,141
383,542
382,730
377,958
379,514
376,867
365,309
355,745
352,325
348,834

문재인 정부에서 ‘모든 아이는 우리 모두의 아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다. 특히 교육 계층사다리를 복원하여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한 이상 이와 같은 정시 축소는 그의 교육 공약을 위배하는 것이다. 또한 수시를 축소하고 대입을 단순화하여 공정성을 제고한다고 한 공약 역시 상충되는 공약인 수능 절대평가를 계속 주장한다면 이 또한 지켜질 수 없는 공약이 될 것이다.

이미 학종은 변질되었다.
대한민국에서 입시 비리의 수단이 되었다.
     
 
2008년 학생부 중심의 입학사정관제가 시작할 때만 해도 획일적인 암기식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을 강화하고, 공교육을 정상화하여 학교에만 맡기면 사교육의 힘을 빌리지 않아도, 학부모들은 맘 편히 먹고 사는 문제에만 신경 써도, 내 아이의 특성을 고려한 꿈이 길러지는 그런 핑크빛 교육이 이루어질 줄 알았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 그 입학사정관제가 학생부 종합전형으로 바뀌었고, 대입 전형에서 80%에 가까운 비율을 차지하며 그 모습은 학부모, 학생들을 또 다른 고통에 빠지게 하는 괴물이 되어 버렸다.
학부모들이 목소리를 내는 것이 지금까지 대한민국 교육 발전을 위해 교육부나 교육단체, 교원단체들이 노력해 온 모든 과정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좋은 취지의 시도였으나 10여 년간 진행해 오면서 학부모 학생들에게 또 다른 고통에 빠지게 했고, 공정성이 의심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바로 잡자는 것이다.
그러나 그동안 교육부가 국가교육회의에 그 책임을 떠넘기는 등 그동안 보여준 모습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교육부의 그러한 무능력함이 결국 서로 입장이 다른 단체들 간에 양극화만 더 심화시켰고 사회 혼란을 심화시켰다.
지금이라도 교육부는 2022대입개편안 뿐만 아니라 현재 상위권 대학일수록 그 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학생부종합전형의 존폐 여부를 심각하게 고민하고 결단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수능위주 전형이 확대되어야 한다는 74%(사교육걱정없는세상 설문조사 2018.05.28)에 가까운 국민의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  

수능위주전형인 정시의 오해와 진실

정시확대가 되어야 하는 이유는 많지만 그 중에 가장 오해하고 있는 몇 가지에 대해 그 진실을 파헤쳐 보기로 하자.

첫째, 정시가 확대되면 고교수업 분위기가 바뀌고, 교육의 질이 퇴보한다?
정시확대 주장이 일부 학부모들의 이기적인 주장인 것으로 매도하는 경향이 있어 공론화 과정 중에 현직 선생님들을 많이 만나보았다. 그 결과 정시가 확대되면, 그동안 학종으로 인해 오히려 수업에서 열외 되었던 학생들의 수업 참여와 학습동기 유발, 그리고 다양한 상황에 놓인 학생들에 대한 기회 부여가 가능하게 되고, 수업도 기존의 수업방식의 변화와 학종 도입 이후의 과정 중심의 교육이 모두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교사의 입장에서 볼 때 학종으로 인해 전국 모든 고교에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부분이 오히려 문제이며, 이것은 교육의 본질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는 주장도 하였다. 수시 학종으로 일반고가 살아난다고 하는 것은 거짓 진술이며, 수업분위기는 정시와 수시의 비율이 문제가 아니라 교사의 자질에 달려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둘째, 정시가 확대되면 오히려 특목고 학생들에게 유리하다?
학생부종합전형은 특목고, 자사고에 더 유리하다.
「2016년도 4월1일자 기준 학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 데이터베이스에 의하면 일반고는 1,661개교, 자사고는 46개교, 특목고는 152개교이다. 만약 서울대학교에서 최근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선발인원 1,600여명을 학생부교과전형으로 모두 선발한다면 일반고에서 내신성적 1등을 한 학생이 모두 지원할 경우 자사고와 특목고 학생 중 내신성적 1등인 학생이 모두 합격한다는 가정 하에 자사고 46명, 특목고 152명, 일반고 학생은 1,402명이 입학하게 된다. 그러나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을 통해서 2016학년도 서울대 입시결과에서는 자사고 학생은 285명, 특목고 학생은 697명, 일반고 학생은 630명이 합격했다.(교육부 국정감사 자료)」
– 2018.6.23 하계 교육사회학회 학술대회 부산교대 이광현교수 논문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일반고의 수가 특목고와 자사고의 수의 8배가 많은데, 서울대합격자 수를 비교해보면 특목고와 자사고 학생이 일반고 학생의 1.5배 많다는 사실이다. 따라서 학생부종합전형의 경우 특히 상위권 대학에서는 일반고보다 특목고 자사고에 더 유리한 전형이 맞다.

셋째, 수능은 4차 산업혁명 미래교육을 역행한다?
4차산업혁명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지식의 확장과 융복합이다.
교육의 속도는 어른들의 속도가 아니라 발걸음부터 배워가며 수십 년에 걸쳐 차근차근 기초를 다져가는 아이들의 속도이고 튼튼한 기초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기초를 무너뜨리고 반복해서 쌓아가지 말아야 할 것이다. 따라서 영역별 힘의 논리와 기관의 힘의 논리에 의해 교육과정과 평가가 결정되지 않고 초중등교육과정의 중요성을 긴 안목으로 이끌고 갈 때 진정 미래 사회에 필요한 역량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기초지식도 부족한 아이들보고 4차산업혁명 운운하며 창의력을 강조한다. 창의력이 뭘까? 기반기술, 기초지식이 튼튼하고 연관분야에 대한 다양한 기본소양이 있어야 깊이 있는 창의력이 나올 수 있다. 걸음마를 배워야 할 우리 아이들에게 ‘열심히 노력하면 뛸 수도 있고 점프도 할 수 있다’고 가르치며 헛꿈만 키우게 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늘 급하다. 이제 좀 천천히 차근차근 실력을 쌓고 다지면서 미래교육, 4차산업혁명시대를 대비해야 한다.
‘FAST - KOREA’로 인해 중요한 기본기를 놓치면 다시 되돌아가야 한다. 교육에 있어서도 ‘축적의 기술’이 필요한 때이다. 

넷째, 수능이 사교육비를 유발한다는 것이 사실인가?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은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잠재력을 살리기 위해’ 도입된 대입 방식이다. 하지만 그간 끊임없는 공정성 시비에 시달려 왔고, 무엇보다 제도의 취지를 살리지 못한 채 사교육을 부추기고 입시만 복잡하게 만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가 지난 3월 15일 발표한 ‘2017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는 학종으로 대표되는 현 입시정책의 폐해를 단적으로 보여준다는 분석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하는데도 사교육비가 늘어나는 것은 복잡해진 입시전형으로 인해 공교육이 학생들에게 교육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이번 통계를 살펴보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7만1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1년 만에 갈아치웠다. 사교육비는 5년 연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이는 학종이 도입되기 직전 해인 2013년 23만9000원을 기록한 이후 계속해서 오름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2009년 사교육비가 24만2000원을 기록한 후 내림세를 보이다 다시금 상승 곡선을 그리는 것이 학종 도입으로 인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학교 교과성적(내신)은 물론 비교과 영역까지 챙겨야 하는 학생들이 이를 위해 전방위로 사교육비를 늘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대해 이재진 대학미래연구소장은 “보통 경제가 어려우면 예체능 사교육비를 줄이는데, 예체능 관련 사교육비가 늘고 있는 것은 ‘과정 중심 평가’인 학종 때문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 2018.03.15 매경(MK) 중 -

마무리하면서
2022대입개편안 발표를 앞두고 학부모들이 이렇게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은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 아닐까 싶다. 이는 곧 학부모가 교육주권의식을 가지고 교육정책 변경에 대한 권한과 책임의 의지를 표현한 일일 것이다.
학부모가 교육부를 상대로 권한을 주장하기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다. 전문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공론화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특히 더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우리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사회의 첫 관문이 될 대학입시에서 좌절하지 않고 공정하게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그 권한과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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