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Story]성남문화재단 ‘독립운동가 웹툰’, 20억 투입 적정한가?
2018/11/03 12:53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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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위클리]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박명숙)이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20억 원을 들여 독립운동가 웹툰 제작에 나서 논란이 되고 있다.
콘텐츠 시장의 대세인 카툰제작기술을 접목시켜 33인 독립운동가 웹툰을 제작하겠다는 것이다. 단, 33명은 민족대표 33인이라는 상징적 의미만 가질 뿐 실제 민족대표 33인은 아니라는 게 재단측 설명이다. 33명 중 성남을 대표하는 독립운동가 남상목, 이명하, 한백봉 등 3명 내지 10명쯤을 포함시킬 계획이다.
그러나, 기초자치단체 예산으로 전국 단위의 독립운동가 웹툰을 제작하는 것이 합당한가에 대해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문화재단은 역사적 인물과 콘텐츠산업의 융합을 꾀하면서 웹툰 플랫폼 업체가 성남시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주요한 명분으로 꼽았다. N사, D사, K사 등 내로라하는 거대 웹툰 업체들이 분당, 판교에 있어 웹툰 제작에 최적지라는 주장이다. 그렇기에 웹툰과 독립운동을 접목시키고 성남 출신 독립운동가들도 끌어들였다.
하지만, 급조된 느낌, 어설프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10월 29일 성남시의회 240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는 추경예산 2억원을 놓고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성남시 독립운동가들을 콘텐츠화해 웹툰 산업과 접목시키려면 인물에 대한 철저한 고증 절차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성남문화원을 중심으로 주요 역사적 인물에 대한 평가 작업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여전히 남상목 의병장 등 3명을 제외한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고증과 평가가 미비한 상황에서 무작정 웹툰이라는 현대적 도구만을 믿고 예산을 쏟아 붇는 것이 합당한지에 대한 의문이다. 3명 마저 변변한 추모동상 건립 및 역사적 평가 작업이 미비한 상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박광순 의원(자유한국당, 재선)은 독립운동가 웹툰 제작은 국가가 해야 할 사업이라는 점, 성남시 독립운동가 몇 명을 끼워 넣는다고 성남시 사업이 될 수 없다는 점 등을 들며 반대 입장을 보였다. 박 의원은 10일 시정질문에선, 장차 수십 억 원의 예산을 써야하는데 시의회와 협의가 없었다며 “개돼지”로 취급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어 “은수미 시장은 다음에 대권에 도전할 생각”이냐며, “중앙정부가 해야 할 사업을 왜 성남시 혈세로 하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성남이 그렇게 만만합니까”, “하려거든 시장 자비로 하세요”라고 쏴붙이며 갈등을 빚었다.
또한, 예결위에선 일반 통념상 33인은 민족대표 33인을 의미하는데, 성남시 독립운동가 3명 내지 10여 명을 끼워 넣어 제작한다면 웹툰이 지니는 보편성, 대중성 측면에서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 등이 있었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웹툰이라는 현대적 콘텐츠 제작과 역사적 인물이라는 간극에서 오는 불완전한 기획 의도에 맹렬한 비판을 가했다.

누가 지시? 성남문화재단이 기획한 것이 맞나?

이날 박광순 의원은 문화재단이 독립운동가 웹툰 제작을 기획했다는 입장에 의구심을 제기했다. 누군가가 지시하고 재단에서 해당 부장이 급조해 진행했다는 주장이다. 누가 지시했건, 누가 기획했건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성남시 주무 과장은 재단에서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거듭 밝혔다. 그럼에도 독립운동가 웹툰 제작이라는 거대 프로젝트가 어디서부터 시작됐는지 따져보는 것은 나름 의미가 있다.
성남문화재단은 설립된 지 하루 이틀 된 산하재단이 아니기 때문이다. 성남만의 고유문화를 콘텐츠화해 문화산업으로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자칭 전문가 집단이다. 누군가의 호불호에 의해 휘청휘청, 좌지우지되는 기관이라면 그 존재의미를 다시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재단 측은 자체적인 제작기획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럼에도 재단 차원의 기획이라기보다는 누군가의 입김에 의해 시작됐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가시질 않고 있다. 치밀하지 못한 기획과 해당 부장의 명쾌하지 못한 답변이 의구심을 더했다.

웹툰 업체, 성남문화에 기여할 의사가 있는가? 타진은 해 보았나?
웹툰 작가 33명 중 성남에 살거나, 관련된 작가는 과연 몇 명?

 
문화에는 국경이 없다. 문화는 그 어떠한 담장도 넘나들 수 있다. 그렇기에 역설적으로 문화는 더 고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웹툰은 기업, 국가, 지자체 등 누구나 제작할 수 있다. 단, 기업에서 제작한다면 그에 합당한 득실을 따져봐야 할 것이고, 국가에서 한다면 산술적 이해타산보다는 콘텐츠를 활용한 무형의 가치를 고려할 것이다. 국민 계도 및 교육적 자료 등.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누구를 위해 어떠한 효과를 얻기 위해 예산을 투입, 제작할 것인가가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돼야 한다. 웹툰 플랫폼 업체가 성남시에 소재하고 성남 출신 독립운동가가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수혜자나 제작자 측면 모두에서 성남시가 독립운동가 웹툰을 제작해야할 당위성을 찾기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재단은 1달여 간 진행된 정례회 기간 중 어떠한 기획의도로 어떠한 수혜가 있을 지에 대해서 명쾌한 해답을 내놓지 못했다.
그럼에서 35석 중 21석을 차지한 더불어민주당은 긍정적 반응으로 예결위, 본회의 문턱을 낮췄다. 반대하는 의원들의 의견도 고려해서 추진하라는 원론적 주문만을 덧붙였다.
이날 웹툰 플랫폼 기업과의 협업 및 지원, 그리고 국도비 예산 지원, 작가 현황, 독립운동가 한 명당 6천 여 만원의 과도한 예산 등에 대해서도 질문공세가 이어졌다.
역사적 인물에 대한 웹툰 제작은 일반 창작물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일었다. 문화 콘텐츠화 과정에서 빚어질 수 있는 왜곡 문제다. 아직 역사적 평가 작업을 마치지도 못한 독립운동가 인물에 대한 무분별한 가공이 몰고 올 수도 있는 비사실적 내용에 대한 우려다.
시승결 45년, 문화재단 설립 14년을 즈음하지만 성남은 아직도 대표적 문화콘텐츠가 빈약하다는 평가를 대내외적으로 받고 있다. 뮤지컬 남한산성, 탄천페스티벌 등 축제면 축제, 공연이면 공연, 다양한 문화 확대를 꾀했지만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연간 수백억 예산을 집행하는 재단이기에 20억 예산은 하찮은 것인가? 웹툰 등 콘텐츠산업에 흡수, 의존함으로써, 그것이 마치 시민 만족으로 호도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사진 - 독립기념관 이달의 독립운동가 웹툰(2018년 11월)
[ 정권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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