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Story]성남시청사와 옥에 티(?)
2019/01/18 15:24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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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위클리]언제부턴가 성남시청 중앙 입구 앞에서 릴레이 1인 피켓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성남시청스피드게이트설치반대시민모임’이라고 밝힌 이들은 “7,900만원 혈세 낭비! 불통 행정!”이라며 “출입통제 장치, 철거하라”고 주장, 촉구하고 있다.

현재의 성남시청사는 그 어떤 관공서보다 개방감 넘치고 오픈된 형태를 보여준다. 이 개방감은 2층 시장실과도 맥을 함께 한다. 2층에 시장실이 자리하게 된 이유는 과거 이재명 시장(현 경기도지사)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9년 수정구 태평동 옛 시청을 뒤로하고 여수동 신청사로 이전할 당시, 시장실은 지금의 9층 북카페 자리였다. 전망 좋고, 밖에서 바라보면 본관과 구분된 마천루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아파트로 말하면 한번쯤 부러워했을법한 가장 비싼 프리미엄층이다.

이에 더해 9층 시장실은 “아방궁이 아니냐”는 비판에 직면하게 된다. 언론의 뭇매와 더불어 시의회에 현장방문 등이 이어졌다. 내부시설이 적나라하게 공개되고 지하부터 9층까지 화물엘리베이터가 논스톱으로 연결했다는 의혹까지 받는다. 9층 화물엘리베이터 입구 앞에 시장실이란 팻말이 붙어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논란은 2010년 이재명 시장이 당선된 후 곧바로 일단락된다. 당선 후 불과 10여일 만에 당선인 신분으로 ‘9층을 북까페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돌려주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2층으로의 이전을 약속했다. 이전은 신속히 진행됐다.

그러나 시민들이 환영만큼이나 이 시장에게도 불편한 면이 없지는 않았다. 시장실로 쳐들어오는 민원세례였다. 9층에 비해 2층 시장실은 사방에서 접근할 수 있는 구조였다. 1층에서 에스컬레이터, 중앙계단, 동·서관계단과 엘리베이터 그리고 3층에서 내려오는 엘리베이터 등 이루 말할 수도 없다. 특히, 현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정신질환 강제입원” 논란의 핵심인 이 시장의 친형까지도 2층 시장실 앞에서 가부좌를 틀었으니 말이다.

지난해 6월 13일 새로운 시장이 당선됐다. 은수미 당선인은 기자회견에서 ‘다른 지자체는 시장실이 철통보안인데 이재명 전 시장의 오픈형 시장실 및 청사 운영 기조를 이어갈 것이냐’는 질문에 기존대로 유지할 뜻을 밝혔다. 하지만 민원인들의 방문은 생각보다 거셌다. 재개발 인근 아파트 주민들, 폐업 요양보호사들, 판교 10년 공공임대아파트 임차인들 등등.
어느 날은 서관 1층 문이 자물쇠로 잠겨 민원여권과 등으로 향하던 시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빙 돌아 정문을 이용해야만 했다. 동관 3층 계단 안쪽 입구에는 ‘행사로 인해 이용할 수 없다’는 종이 안내문이 붙고 의자들이 놓여 있기도 했다.

은 시장은 입장을 선회했다. 성남시는 11월말 “1층 로비 가운데 있는 에스컬레이터와 바로 옆 계단, 3층 에스컬레이터 등 3곳에 6개의 ‘스피드 게이트’를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7일, 신년기자회견에서 입장을 정리했다. 성남시에 11월 한 달만 민원이 3만8천 건, 1위인 서울시는 5만5천 건, 2위인 경찰청은 4만9천 건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시청을 예로 들며 2층부터 완벽하게 막혀있다고 설득을 구했다. 그러면서 은 시장은 “우리는 완벽하게 개방돼 있다”며 그대로 개방하겠다는 입장은 유지했다. “다만, 저녁 7시에서 그 다음날 아침 7시까지 1,2,3층에서 밤새시면서 3층에서 뛰어내리겠다고 위협 또는 진짜 떨어질지도 모르는 분들을 위해서 설치했다”고 이해를 구하며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다”고 하소연했다.

나아가 “여성공무원들이 팔 물어뜯기고 옷 찢기고 꼬집히고, 보험처리는 했지만, 트라우마가 남는다”며 “걱정은 시민을 민원인이 아니라 시민으로 보고 소통을 해야 하는데 자꾸 민원인으로 보며 도망가게 된다”며 부작용을 우려했다. “더 소통, 제대로 소통하기 위한 것”이며 “쓸데없이 감정 갖게 하지 않기 위해서”라고도 했다.

아예 공간배치를 바꾸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9층에 있는 아이사랑놀이방 등을 3층으로 모두 옮기고 4층부터 완전히 막자는 제안도 있었다고 전했다. 은 시장은 “과거에는 청사가 업무공간이었지만 지금은 문화공간이며 그 역할을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성남시청스피드게이트반대시민모임’은 지난해 12월 26일 기자회견을 열었고, 지금은 점심시간 때 1인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민선 5기 이재명 시장 취임 후 아방궁이라 불리던 9층 시청사를 2층으로 이전하고, 9층에 북카페를 만들어 시청의 주인인 시민에 돌려줬는데, 민선 7기 은수미 시장은 시민의 출입통제하는 장비를 설치했다며, 시민이 시장인 성남은 어디에 있냐”고 비판했다.

‘스피드 게이트’를 둘러싼 시민단체와 은수미 시정부의 공방전은 언제까지 이어질까? 시민들은 어느 쪽 손을 들어줄까?
3층에서 뛰어내린다는 민원인들처럼, 시민단체 민원인들과도 '제대로' 한번 소통해야 하지 않을까? ‘스피드 게이트’가 옥에 티일지, 추위와 미세먼지 속 성남시청 앞 ‘1인 시위’가 옥에 티일지, ‘제대로’된 소통이 먼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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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권수 newwjd@empas.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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