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악기 이야기❼ 세월과 변이하는 ‘한국악기’
2015/11/19 15:4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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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악기 이야기❼
세월과 변이하는 ‘한국악기’

우리 음악의 대중과의 근접성
현재 한국의 전통음악은 일정한 장소와 채널에서만 보급이 되고 있어 일반사람들은 쉽게 접하기가 힘들다. 오늘날은 일상적인 음악적 언어에 적응하여 현대적 감각과 시간의 흐름에 많은 변화를 가져 왔지만, 한국 전통음악의 리듬이나 선율이 대중음악에 사용되지 않기 때문에 전통음악은 대중들의 언더적인 공간을 차지하고 있다.
21세기인 지금, 문화는 빠르게 변화한다. 어제와 오늘의 음악이 다르고 집단적인 중독적 음악에서 개인의 개성과 취향을 표현하며 다양한 문화를 창조해가고 선택한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우리의 음악은 어떠한가? 이 땅의 역사는 깊고 길다. 문화적 자산 또한 가격을 매길 수 없을 만큼 진귀하고 가치 있는 역사를 함께하였다. 하지만 이 땅은 많은 풍파 속에 단절된 시간들이 있었다.  
역사 속 전통음악의 단절
문화적 변이의 시작은 대부분 외세의 강제 침략을 통한 문화의 소멸을 들 수 있다.
일제 강점기를 통한 한국 전통음악의 단절은 대중음악이었던 전통음악을 소재로만 사용하게 하였고, 전통음악과 대중과의 거리감을 가져오게 했다.
사람이 태어나서 가장 먼저 듣게 되는 무의식적 리듬과 선율들이 한국의 전통음악이 아닌 서양의 다른 리듬과 음악이 됨으로써, 한국의 전통음악은 생소한 음악으로 자리매김하며 간간이 명맥만을 보존하며 변이하였다.

세월과 변이하는 한국악기
한국 전통음악은 세월이 지나감에 따라 새로운 음악과 만나며 음악적 변이를 시작한다. 유랑극단의 형태를 만나 방중악(房中樂)의 사운드적 가야금의 줄을 철로 제작하여 철가야금이 생겨나게 되고, 이동이 편리한 반접이식 가야금이 나오기도 하였다. 음악적인 변이보다는 상황에 맞추어진 변이라 함이 옳을 것이다.
이후 여러 장르의 음악들 즉 재즈, 클래식, 현대의 대중음악에 이르기까지 이러한 음악들을 소화해 나가는 과정에 필요에 따라 악기들이 조금씩 변하게 되었다. 가장 큰 예로 음역대를 넓힌 개량대금이나, 베이스적 사운드를 확장한 북한 대피리, 음역과 음량을 개량한 25현 가야금이 대표적이다. 그 외에도 8현이었던 아쟁이 10현과 12현으로, 6현이었던 거문고는 10현 거문고로 변이하였다.
이렇듯 한국의 전통악기들이 변이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것은 빠르게 변화하는 문화의 발전에 있다. 사실 한국의 악기는 수천 년의 역사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앞에서 말한 역사 속 문화의 단절시기를 거치며, 믿기 힘들 정도로 정체되어 있었다. 6세기 중엽 가야왕이 가야금을 처음 만들었을 때부터, 고구려의 왕산악이 거문고를 처음 만들어 연주를 시작했을 때부터, 신라시대의 만파식적이 설화에 나온 대금의 형태부터, 원형에서 큰 변화 없이 한국의 악기는 이어지고 있었다.
사실 악기 개량이 시작된 지도 얼마 되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그동안은 악기 개량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중국의 음계인 5음계를 사용하였기 때문에 연주를 함에 있어서 불편하지 않았다. 우리의 전통음악은 궁중에서 행하여지는 의식음악에 한정되어 연주되어졌고, 정체되어 있었다. 하지만 풍류방에서 연주되는 음악들은 다양했고 창의적이었다.
20세기에 들어서 창작음악들이 생겨나고 관현악으로 합주를 시작한다. 음악들은 5선으로 악보화되어지고 서양음악의 음악시스템이 한국음악에도 도입되기 시작하면서 우리의 악기는 불가피하게 개량되어지고 변이되어졌다. 

전통성과 창조성
오늘날 한국음악은 창작음악이 주류를 이룬다. 연주형태 또한 민속악, 정악합주, 국악 관현 악 등으로 크게 나누어 연주된다. 한국음악의 대중성을 갖추려는 움직임에서 국악 관현악단은 생겨났으며, 각 대학의 한국음악 작곡과를 졸업한 작곡가들에 의해서 많은 창작곡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대중들의 취향에 맞게 선호할 수 있는 장르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어디에서든 아쉬움은 남는다. 우리의 악기는 무대에서 연주되어지기에는 음량 면에서나 연주 스케일 면에서도 단점들이 많다. 이 부분은 아직도 우리의 숙제이다.
악기개량을 생각하는 목소리도 여러 가지로 나뉜다. 전통성을 지켜나가야 한다는 보수적인 목소리와 새로운 시대와 대중문화에 맞게 바꾸어야 한다는 진보적인 목소리...
지켜나가야 할 전통성과 필요에 의해 바꾸어야 하는 창조성, 이 두 가지는 규합되어져야 하고 연구되어야 한다. 이것은 한국음악을 만들어나가는 자의 몫이다. 우리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시대는 변해가고 문화도 빠르게 변화한다. 선택의 몫은 대중들에게 있다.


글 최강미
現 인터렉티브 국악그룹 ‘소리샘’ 가야금 연주자 겸 작곡가
    토리 국악 아카데미 대표
    성남시립국악단 상임단원
예향의 지역인 전주 태생으로 어렸을 적부터 가야금을 공부한 연주자이다. 가야금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전통을 기반으로 하는 창작활동을 통해 전통음악의 실험적인 무대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사운드 비주얼의 인터렉티브한 장르를 국악에 접목해 독창적인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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