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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괄간호서비스', 간병부담 DOWN, 간병서비스 UP
    그간 3대 비급여(진료선택제, 간병비, 입원실)에 대해 현실적 고려가 되지 못해 국민들의 불만이 많았다. 지금이라도 3대 비급여에 대한 개선책이 단계적으로 적용된 것은 환영할 일이다.   정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간호사 1인당 약 20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 한 해에 우리 국민들이 간병비로 쓴 비용만 무려 2조원, 환자 1인당 연 275만원이며, 병원비보다 간병비가 더 많은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다행히 입원기간 내내 매일 간병비로만 7-8만원 씩 부담하고 있는 이러한 실정을 해결하기 위하여 정부에서 핵심 국정과제 및 브랜드 과제로 간병서비스를 제도화하고 ‘18년까지 전국 병원으로 건강보험 적용 확대 예정이라하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구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새로운 간호.간병서비스를 “포괄간호서비스”라 하여 ‘15년부터 ’17년까지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시범사업으로 지방 중소병원부터 단계별로 확대 시행하게 되며, 간호인력 구인난을 고려하여, 강제적용이 아닌 병동단위 자율참여 방식으로 확대하기로 하였다 한다.   이 사업의 서비스 모형은 포괄간호서비스 병원에서 별도의 간병인력 제도화보다 전문 간호교육을 받은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로 팀 간호인력을 구성하고, 병동당 1명의 병동도우미를 배치하여 환자들을 돌보게 되는데,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두거나 보호자가 상주하여 환자를 돌보지 않고도 입원 생활을 편안하게 유지할 수 있으며, 현 간병서비스보다 질 높은 간호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되었다.   이와 같은 포괄간호서비스가 도입됨으로써 보호자들은 일차적으로 직접 환자를 보살펴야하는 부담을 덜 수 있고, 간병인을 구하고 간병인에게 높은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어진다. 입원비 안에 간병비용이 포함되도록 하여 하루 간병비로 7-8만원씩 지불하던 보호자들은 본인부담금을 5천원 정도 추가 부담하여 간병비를 해결할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신속하고 전문적인 간호인력이 상주하는 병원에 환자를 입원시킴으로서 가족은 안심할 수 있으며, 환자 본인에게도 치료와 회복에 있어서 포괄간호서비스는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야말로 간병비 부담은 줄여주고 간병서비스의 질은 높여주니 “포괄간호서비스병원”이야말로 우리 국민이 꼭 필요로 하는 병원이라 하겠다.   이렇게 환자의 가족이나 간병인을 대신하여 전문간호인력이 중심이 되어 간병과 간호서비스를 제공하고, 전국적으로 점차 확대됨에 따라 대한민국은 가족간병으로 인한 사회적, 경제적 부담이 덜어질 것이며, 100세 시대에 걸 맞는 건강한 나라로 거듭날 것으로 기대된다.   모쪼록, ‘15년부터 17년까지 시범사업기간 중에 많은 병원에서 참여하여 지역주민들이 만족하는 서비스로서 성공적 시범사업이 되길 희망한다.   김해숙 성남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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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5-11
  •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과 함께 베트남 공연여행을 다녀와서...
    하노이 공항에 도착한 단원들의 표정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할 때의 활기찬 모습과는 거리가 멀었다. 이미 밤 10시를 넘겼고 한국 시간으로는 자정을 넘겼으니 당연하다. 여기에, 도착 후 확인해 보니 많은 단원들의 연주복(가방)이 보이질 않는다. 이를 확인하고 처리하느라 시간이 많이 흘러 우리는 첫날밤에 숙면을 취하지 못한 채, 첫째 날 아침 10시 야외 공연을 해야 했다. ‘Edu Run’이라는 행사의 개막식 공연이었는데 교육과 건설, 유통 등의 사업으로 일궈낸 베트남 10대 기업이 회사의 사회적 기여를 보여주는 기획이다. ‘교육소외 지역에 학교를 지어주자’는 이벤트였다. 우리는 취지에 동참하기 위해 공연 후 현지인들과 함께 2.5km를 뛰었다.   오후엔 이번 공연여행에서 가장 비중 있는 공연이 기다리고 있었다. 국립음악원 음악홀의 개관기념 콘서트가 바로 그것이다. 우선 지휘자인 나는 단원들을 쉬게 하는 게 급선무였다. 호텔로 돌아가 피로를 풀 것을 지시했지만 단원들은 잠이 오질 않는지 고학년 단원들을 중심으로 자체연습이다. 그럼 작전 실패다. 우여곡절 끝에 저녁 7시 공연은 현지인의 평가대로 대성공이었다. 세계적 팝스타의 공연보다도 더 호응이 좋았다는 평이니 왜 그랬는지 의아하다. 1부에선 하노이의 합창단 세 팀이 그리고 한국과 하노이 어린이의 연합연주, 2부는 우리의 연주로 엮었는데 뒤섞여 노래한 연합연주의 감흥이 좋았던지 이후의 공연은 뜨거운 분위기였다.   우리의 첫 번째 무대는 세계민요와 팝 명곡으로 다양하게 그리고 두 번째 무대는 한국민요만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는데, 역시 한국민요의 공연에 열렬한 호응을 보낸다. 중간에 성남시립국악단의 태평소시나위와 사물놀이의 연주부터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느낀 관객들은 마지막 부채춤과 함께한 한강수타령에선 거의 흥분상태가 되었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요즘 한국드라마의 인기로 한류가 대단하단다. 참 감사할 따름이다. 600석 규모의 작은 공연장이지만 그나마 그것이 하노이에서는 유일한 콘서트홀로 이번에 완공되었단다. 하여 우리의 공연도 5개 채널에서 녹화 방송이 된다고 하니 놀랍다. 한국문화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방   우리는 순수예술단체이다. 여기서 ‘순수’란 전문가나 직업인이 아닌 아마추어라는 의미도 있지만 말 그대로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의 열정은 전문가를 능가한다. 필자는 성남시립소년소녀합창단의 객원지휘자로 와서 단원들과 함께 하는 동안 3번 놀랐다. 단원들의 열정에 놀라고 열정에 비해 다소 체계가 부족한 교육시스템에 놀라고 또 단원들의 순진함에 놀랐다. ‘학생들이니 당연히 순진하고 순수한 것 아니냐!’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학생들을 안 가르쳐 본 분들의 지적이다.    어린이라고 해서 모두 순수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우리 단원들은 순수하면서도 열정이 넘친다. 이런 단원들과 40일간의 시간동안 오로지 베트남 공연여행을 위해 노래하고 춤추며 공연을 준비하였다. 돌이켜 보면 단원들은 힘들었겠지만 지휘자인 필자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가르치는 대로 따라하는 순수함에 시간을 들인 만큼 쑥쑥 성장하는 예술성은 나 자신에게도 놀라움이었다. 성남시의 자매도시인 탱화(탄호아)성의 초청을 받아 계획된 이번 공연여행은 7박 9일 동안의 일정에 6회의 공연과 1박 2일의 관광이 어울린 꿈같은 시간이었다. 여행 6일째 베트남 관광의해 선포식이라는 행사에 라오스와 한국의 예술팀이 초청되었고 공연과 의전행사를 합쳐 90분간 진행된 페스티발은 전국에 생중계되었고 그 자리에 모인 관람객만 2만 명이었다.   우리는 부채춤과 민요를 했고 함께 동행한 사물놀이팀의 합류로 인해 야외 행사의 화려함과 웅장함을 잘 살린 공연이 되었다. 우리팀 이외의 공연은 전문공연이라기보다는 베트남 소수민족의 문화와 역사를 보여주는 퍼포먼스적인 면이 많았다. 어린이합창단이라 하여 기대감이 없던 주최측에 한국문화의 저력을 제대로 보여준 한방이었다. 이건 필자의 평이 아닌 주최측 행사진행자의 평이다. 이 짧은 순간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준비한 단원들의 열정에 다시금 박수를 보낸다.   이번의 국제교류에선 합창단의 큰 두 번의 공연보다는 마지막 날의 의식이 교류의 백미였다. 탱화성 외곽의 농촌학교를 방문해서 환경이 어려운 30명의 학생을 선발해 씨돼지 한 마리씩을 선물하였다. 잘 키워 학비로 써 달라는 의미로 사전에 준비한 새끼돼지를 선물하고 함께 공연하고 자매결연을 맺는 순서였다. 이 일을 준비한 성남시청 문화관광과 직원의 아이디어와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루어낸 성과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도 수줍으면서도 좋아하는 순수한 베트남 어린이의 기념촬영 모습이 선하다. 그 씨돼지를 통해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하고 꿈을 이루길 소원한다.   객원지휘자 강영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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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23
  • 질문하는 청소년
    질문하는 청소년    염미연 성남시청소년재단 상임이사  성남시청소년재단 청소년동아리연합 간담회가 지난 토요일(4월 4일) 오후 3시 성남시청 앞마당에서 열렸다. 간담회에는 성남시차세대위원회와 7개 청소년시설 소속 청소년운영위원회, 동아리 등 대표 100여명이 참여해, 상임이사인 나와 1시간 동안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한 학생이 질문했다. “어머니는 공무원이 되기를 바라시지만 본인은 전문 댄서가 되고 싶다. 어떻게 해야 하는 지”라고. 나는 공무원이 안정된 직업이어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한다는 것과 본인이 댄서의 재능을 갖췄는지 생각해 봐야하고, 진로결정에 대한 두 가지 팁을 제시했다. 첫째, 성공하고 싶은 사람은 적성이 있는 분야를, 일을 통해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은 흥미가 있는 쪽을 선택하라는 것. 둘째, 희망직업을 중학생 단계에서는 5가지, 고등학생 단계에서는 3가지 정도 갖는 것이 좋다고 대답했다.또 어떤 청소년은 동아리 지도 선생님이 자주 바뀌는데 직원이동이 잦은 게 아닌가 질문했다. 직원 역량 강화를 위해 보직을 바꿔주는 게 필요하다고 나는 답했다. 하지만 정말 붙잡고 싶은 선생님이 있다면 내게 얘기해보는 것도 좋다고 했다. 반영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지만 본인의 생각을 내게 전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해 주었다. 또 상상할 수 없는 일도 나쁜 일이 아니라면 해보도록 권하고 자기 인생의 주인이 되어 살 것을 제안했다.다른 학생은 재단 소속 동아리 중 생각나는 이름을 얘기해보라고 했고 난 머뭇거리다가 ‘에브리 바리스타’를 꼽았다. 에브리 바리스타는 서현청소년수련관에서 활동하는 동아리인데 재단 내 각종 행사에 지원활동을 많이 하고 있기에 생각난 듯했다.질문과 답변의 주제는 다양했다. 1시간 내내 활발한 질문과 답이 오갔고, 나름대로 활기차고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 간담회를 하면서 나는 소통과 질문의 관계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   질문은 ‘지식’과 ‘소통’, ‘창의력’의 첫걸음 나는 소통을 잘하기 위한 방법의 첫걸음으로 질문을 하도록 하는 방법이 좋다고 본다. 모든 지식을 얻는 첫걸음, 소통의 첫 걸음, 그리고 창의력을 키우는 첫걸음이 질문이 아닐까?이런 생각을 한다고 해서 내가 질문을 잘 했던 사람은 아니다. 내가 다녔던 학교와 직장에서 나만 질문을 안 하는 게 아니라 모두가 질문하지 않아서 질문하지 않는 내가 불편한 것도 모르고 살았다. 그런데 작년에 우연히 접한 EBS 다큐프로그램에서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특별히 한국 기자에게 질문 기회를 주는 장면이 있었다. 몇 차례 권유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자는 질문하지 않았다. 기자는 직업상 질문을 해서 업무를 수행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국제적인 공식행사에서 한국인 특유의 기질(?)을 발휘해 기자라는 사람이 아무 질문도 하지 않았다는 건 충격적인 일이다.작년부터 재단에서는 일부 도서관이 있는 수련관에 질문하는 공부법이라는 ‘하브루타’를 프로그램으로 도입하고 청소년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강좌를 개설하고 있다. 프로그램에 대한 반응이 좋아서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우리 재단은 올해 성남시청소년재단의 청소년상을 ‘질문하는 청소년’으로 정했다. 성남시청소년재단의 궁극적인 목표는 성남시 청소년들을 건강하고 창의적인 일꾼으로 길러내는 것이다. 본인의 인생에 대해 적극적인 자세를 갖고 무엇이든 도전할 수 있는 청소년이 미래의 우리사회를 바르게 이끌 거라고 생각한다. 그 첫걸음이 질문이라고 하면 손쉬운 출발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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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4-08
  • 성남시 여수동 평양조씨 ‘三世三忠’
    성남시 여수동 산30번지에는 성남시향토유적 제3호인 고려 말의 충신 송산 조견의 묘역이 있고, 그 맞은편 언덕에는 둘째 아들인 조철산의 묘역이 자리한다. 고려왕조의 역사가 기울고 조선이 건국하던 시기는 우리 역사상 가장 큰 변혁기였다. 고려 말 100여 년 동안 무신들이 정권을 좌지우지하다가 몽고의 침입으로 간섭을 받게 되는 이 시기에 조인규(趙仁規)라는 인물이 두각을 나타내면서 일가를 이루게 된다. 조인규는 몽고어 통역관 출신으로 최고의 관직에 오르며 고려와 몽고 사이의 어려운 외교관계를 풀어나가는 데에 뛰어난 활약을 하였다. 그의 증손 조준(趙浚)은 이성계 등의 신흥 무장 세력과 지식계층인 신진사대부들과 함께 고려 말의 혼란한 사회를 개혁하는 데 앞장서게 된다. 정도전이 주축세력이 되어 이성계를 추대하여 정치·군사적 실권을 장악하고, 조준은 전제개혁을 입안하여 경제적 실권을 장악하도록 하므로 조선왕조 건국을 이끌게 된다. 정도전은 야심이 많고 세자책봉에 방석을 지지함으로 이방원에 의해 제거된다. 조준은 합리적으로 정세를 파악하였고, 이방원을 지지하여 큰 버팀목이 되었다. 조선왕조를 개창하는 데는 정도전이 앞섰을지라도 왕조를 튼튼히 다지는 데는 조준이 1등 공신이었다.   형과는 다른 길은 간 ‘조견’   조견(趙狷)은 조준의 아우였지만 형과는 다른 길을 걸었다. 『조선왕조실록』 등 사료에는 고려와 조선의 관직을 역임한 것으로 되어있으나, 『연려실기술』 같은 기록에는 고려에 대한 충성심을 버리지 않고 은둔생활을 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조견은 아들들의 이름을 석산(石山)·철산(鐵山)·수산(壽山)으로 지어 고려에 대한 충절심을 버리지 않고 돌과 쇠처럼 굳은 절개를 지키라는 뜻을 담았다. 또한 후손들에게 조선의 벼슬을 하지 말도록 유언하였다. 둘째 아들 철산은 태종·세종 대에 활동한 인물이다. 철산과 큰 아들 석산의 아들들이 단종 복위운동에 참여하여 죽거나 유배되었을지라도 왕자나 공주와 혼인관계를 맺은 연고로 부인들에게는 연좌제를 적용하지 않았다. 철산의 아들은 별좌공파인 인(軔)과 승지공파인 식(軾)이 있다. 석산의 세 아들, 청로‧충로‧정로가 소윤공파‧판관공파‧현령공파를 형성하여 평양조씨 5개 파의 시조가 되어 문중의 중추를 이루고 있다.고려와 조선의 왕조교체기에 조견은 고려의 충신으로 남아 후손인 아들 철산과 손자 청로가 세조 때 단종 복위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충절을 중시하는 가문의 가풍으로 삼았기에 나타난 현상이다. 이긍익의 『연려실기술』에 조견의 사실이 세인들이 알고 있는 바와 같이 고려의 충신으로 기록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것이다.  조준이 개국공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문중에 비해 평양조씨 가문에서는 조선 왕조시대에 높은 벼슬을 한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 것도 송산 조견의 유훈이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짐작된다. 조선 후기에 갈수록 조준의 공훈보다는 조견의 불사이군의 충절이 칭송의 대상이 되었음은 『전고대방』 등의 문헌에 두문동 72현으로 기록된 것으로 알 수 있다.조견과 조철산은 고려의 충신으로 남기를 원했고, 그 후손들도 높은 벼슬하기를 원하지 않고, 단종 복위운동 등에 참여하여 불의를 원치 않는 가문의 전통을 이었다고 할 수 있다.   조철산과 부인 이씨의 묘역, 간직해야할 ‘문화유산’   조철산과 부인 이씨의 묘역에는 1468년과 1474년에 조성된 묘비, 문인석, 장명등 등이 세워져있다. 그 중에서도 묘비는 조성연도가 확실한 가장 이른 시기의 석비이다. 석비의 서법은 당시에 관에서 문서작성에 유행된 관체(官體)로 기록되었다. 고려 말, 조선 초의 신흥사대부들 사이에서는 조맹부체가 유행하고 있었고, 조선의 왕족들은 왕희지체를 바탕으로 한 조맹부체에 익숙해 있었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려의 이암과 조선의 안평대군 이용이다. 이런 점은 조철산 묘역 금석문의 중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조철산 묘역의 석물들은 15세기 전반ㆍ중반에 나타나는 양식을 보여주는 석물들로 비교적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조철산 묘역은 크게 2단으로 나뉘어 있는데 상계에는 용미와 사성을 갖춘 원형의 쌍분이 있는데 좌측(동쪽)이 조철산의 묘이고, 우측(서쪽)이 정경부인 이씨의 묘이다. 조철산의 묘표 전면에는 ‘進贈崇政大夫議政府左贊成行 通政大夫僉知中樞院事趙鐵山墓(진증숭정대부의정부좌찬성행 통정대부첨지중추원사조철산묘)’라 새겼고, 건립연월은 성화4년(成化4年, 1468, 세조 14)으로 현재 성남 지역에서 건립연월이 뚜렷한 묘비 중 가장 오래된 묘표이다. 정경부인 이씨의 묘표의 비문은 전후 2면에 있는데, 전면에는 ‘貞敬夫人李氏之墓(정경부인이씨지묘)’의 비문과, 후면에는 ‘成化十年二月十七日(성화십년이월십칠일)’의 비문이 있다. 건립연대는 1474년이다. 석실 조철산 묘역에 있는 석물은 하엽방부형 묘표 2기ㆍ사각형태의 장명등ㆍ복두공복형 문인석 한 쌍이 배치되어 있으며, 보존상태가 양호하고 시기적으로 조선시대 초기인 15세기 전반·중반의 특징을 잘 나타내고 있다. 특히 조선시대 15세기의 석조물은 많이 남아 있지 않아 보존되어야할 문화유산이다.   김대진 성남문화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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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3
  • 도시의 생동력은 시민, 문화, 정치가 어우러질 때 만들어진다!
    성남시는 지난해 10월 세상을 떠난 가수 신해철의 작업실이 있던 분당구 수내동 160m 구간에 ‘(가칭)신해철 거리’를 조성하기로 했다. 거리에는 신해철 추모 기념관이 들어선다. 1층은 신해철의 노래 제목을 딴 ‘재즈카페’, 2층은 유품 전시관으로 꾸며진다. 야외공연장과 동료 가수들의 손도장, 포토존, 벽화 등도 거리 곳곳에 마련된다. 성남시는 특히 시민들이 즐겨 찾는 거리가 되도록 시민 아이디어를 최대한 반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월 28일 성남아트센터에서 토크 콘서트를 열고 거리 조성에 대한 시민들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이번 신해철 거리 조성을 계기로 분당의 대중예술 인프라가 확충되고 지역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보여 시민들도 좋은 반응을 보이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신해철 거리’ 조성이 지자체 주도 사업이 아닌 시민 의견을 반영한 프로젝트로 추진된다는 점이다. 시가 이번 프로젝트를 추진하게 된 것은 지난해 12월 네티즌들의 제안을 접수하고서다. 포털 사이트와 이재명 성남시장의 SNS 등을 통해 의견을 접한 시가 곧바로 실무 검토에 들어가 추진하게 된 것이 상당히 이채롭다. 이렇듯, 도시의 생동력은 색다른 문화코드에서 비롯될 때가 많다. 시민들을 참여시키고 하나로 응집시켜 새로운 도시의 모멘텀(Momentum)을 확보할 계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성남문화원이 지난 7일 오후 1시부터 분당구 판교동주민센터 앞 운동장에서 개최한 ‘판교 쌍용거(巨)줄다리기’ 시연회도 세계 속에 우뚝 선 테크노밸리 도시 ‘판교’에서는 2005년에 이어 10년 만에 개최된 만큼 시민 대화합의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역사회의 정치 문화도 마찬가지다. 정치과잉 시대를 맞이하여 우리 사회는 목적성 메시지에 너무 많이 노출되어있다. 시대를 역행하는 일방적 메시지 전달은 시민들을 피곤하게하고 무관심하게 만드는 주범이다. 지역사회의 문화도 언제부터인가 일방적이고 한 방향으로만 흐르고 있는 것이 아닌지 잘 살펴보아야 한다. 민선6기를 넘어 2015년 이때, 성남, 분당지역 모두가 도시의 모멘텀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이지 않은 시민 참여가 이루어진 지역문화 코드 창달이 필수적이다. 앞서 살펴본 신해철 거리 조성 사업처럼 시민들의 아이디어로 새로운 사업이 시작되고, 그 진행과정에서도 관주도가 아닌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지역사회에 새로운 문화가 생성되는 과정은 우리가 향후 그려나가야 할 창의적 정치 모델이다.   필자가 그려가려는 지역사회의 정치 모델도 바로 이와 같다. 정치가 시민사회와 전혀 동떨어져 있지 않고 시민 생활에 깊숙이 스며들어 지역사회의 문화와 발전상이 정치와 어우러져 비로소 자리매김하는 것이야말로 바로 미래지향적 정치인 것이다. 분당갑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지 어언 3개월이 지났다. 지난 3개월은 지역사회의 현안을 다시 한번 점검하는 계기가 된 반면, 자꾸만 메말라가는 지역사회의 문화에 대해 어떻게 하면 창의적으로 정치적 생각들을 결합시킬 수 있을까 치열하게 고민하는 시간들이었다. 분당갑 지역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IT, 게임, 콘텐츠 기업이 몰려들고 있어 바야흐로 한국의 실리콘밸 리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 제2판교테크노밸리도 국가적으로 계획하고 있어 바로 앞서 언급한 문화, 참여, 정치가 어우러져 새로운 미래도시상으로 그려나갈 수 있는 내부, 외부적 요소가 완벽히 결부되어 가고 있다. 바로 이런 절호의 기회에 새로운 문화, 참여, 정치가 삼위 일체된 창의적 모델이 이곳 분당갑에서부터 발현되길 기대해본다.   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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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10
  • 경제 그리고 복지
    여러해 전에 소위 축구를 잘하는 유럽 일부 국가의 경제위기를 보고 느낀 것이 있다. 왜 이런 실업과 경제위기가 찾아 왔는가? 이를 볼 때 근본적인 원인은 산업구조(일부기업, 일부산업)의 부조화와 소득의 불균형에 있는 것이 틀림없으나 더 큰 문제는 서로 다른 체급이 동일 체급 내에서 게임을 했다는 것이다.스포츠가 아름다운 것은 규칙이 있어서이고, 개인종목 중 권투와 레슬링 등 상대방과 육체를 부딪치는 경기에는 체급이 있다. 체급별 경기는 관중들을 열광하게 하는 근본적인 이유가 된다. 체급이 없다면 이는 폭행이 될 수밖에 없으며 이는 범죄로 남을 것이다.유럽의 일부 국가가 경제적 상황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은 체급이 다른데 같은 링 안에서 게임을 시작한 형국 때문이다. 국가 간 체급을 유지해주던 방식은 국가 간 차이가 있는 환율이며 세금정책인데, 그 중 환율가치를 동일하게 적용하면 이는 체급이 다른 사람과 시합을 하는 상황으로 부작용은 발생할 수밖에 없다. 국가 간 국민소득이나 경제구조, 세금, 행정구조 등이 다른 것을 감안하지 않고 화폐적 통합만을 강조하다보면, 일부 국가에서는 체급이 맞지 않아 지치고 약동할 수 있는 전진 동력을 상실할 수밖에 없다.유로통합국가 내에서 체급을 조절하지 못하는 자국의 상황을 방치하고 지속하는 한 이런 현실은 내재되어 진행될 수밖에 없다.세계 속의 국가 간 경제는 이렇듯 무한 경쟁이며 경쟁 가능한 체급끼리의 경쟁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런데 어이없는 상황이 거론되고 있는 것에 대해 우려가 높다. 현재 복지자금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다. 정치적인 상황으로 이 문제를 이끌고 싶지 않지만 ‘증세 없는 복지’ 논쟁은 지속되고 있다. 그런데 부자증세로 어이없이 기업의 법인세가 거론이 된다. 왜 법인세가 부자증세일까? 의문이다. 일부 대기업의 투자 위축으로 인한 자금적체 요인을 세금으로 환수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인세가 부자증세로 둔갑하여 항의하는 형상이다.법인세가 높아지면 어떻게 될까? 조세제도에서 「조세의 전가와 귀착」의 문제로 나타날 것이다. 기업은 인상된 법인세를 회피하기 위하여 소비자에 전가시킬 것이다. 즉, 조세의 최종적은 부담과 과세 받은 기업의 부담이 다름으로 나타나며, 이에 기업은 판매가격을 조절하고 소비자인 국민은 소비량을 조절하는 형상으로 나타날 것이다.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황에 영향을 미쳐 결국 인상된 법인세는 국민이 부담하는 것이다. 경제는 순환이다. 대기업은 고용과 투자를 통해서 성장하고 가계나 소비자는 소비를 하고 이를 통하여 소득을 재분배하는 방식이 원칙이다. 지금의 대기업 상황은 가장 근본적인 투자와 고용 행위가 위축되어 정체되거나 퇴보하고 있다. 이 원인은 다른 요인도 있겠지만 미래의 불확실성과 대기업 인식 중 정치적 불안 등의 원인에 기인할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은 세계적인 추세이지만 이러한 불안 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 경제의 순환구조와 개선요인을 찾아 위축된 투자요인을 제거하며, 우량기업을 유치하는 것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법인세가 올라가면 당연히 기업은 해외에 눈을 돌릴 것이다. 기업을 유치하려는 의도가 아닌 기업을 몰아내는 발상이다. 기업은 나라간의 경계가 없다. 저렴한 생산구조, 저렴한 조세제도, 정치적 간섭이 없는 기업환경이 우량기업이 자라날 수 있는 환경이다.정치로 경제를 풀어나가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이는 복지도 정치로 해결하려는 포플리즘의 문제이다. 새로운 하나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기존의 다른 문제를 거론하는 것은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기존의 구조보다는 신규 사업을 처음부터 재검토하여야 한다.‘남이 장에 간다니 씨오쟁이 떼어 들고 나선다’는 속담이 있다. 나의 처지를 아랑곳하지 않고 유행을 따른다는 말이다. 무작정 선진국의 복지정책이 좋아 보여 도입해서도 안 된다. 세금을 우선 더 걷을 수 있는 착각에 의해 쉽게 도입하려는 의도도 바람직하지 못하다. 유행이 되는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 정치나 제도가 바뀌어도 끊임없이 더 이어나가는 것이 기업이다.진입하기 쉬우나 발을 빼기 어려운 부분이 복지 분야이다. 받아서 싫은 사람 없다. 그러나 주던 것을 끊으면 그렇게 기분이 안 좋을 수 없다. 인지상정이다. 흔히 법인세율이나 복지를 말할 때 OECD 회원국 등의 단편적인 면을 비교대상으로 한다. 이는 대부분 명목세율이 아닌 다른 나라와의 생산성 등을 고려한 실질세율로 비교되어야 한다.선진국이나 다른 나라의 단편적 복지만을 비교 대상으로 하는데 복지 전체적 측면에서 경제력과 연결한 우리만의 복지를 실천하여야 한다.현재로서는 부족한 복지재원으로 세금을 올려 해결하기 보다는 복지 그 자체를 재검토하여야 할 시기이다.     성열웅 (재)한국경제조사연구원 본부장 한국참사랑복지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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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2-10
  • 창조를 위한 색안경을 껴라
    주변을 돌아보라. 지금까지 그냥 그것이라고 정의된 것들이 다시 보이지 않는가. 폐허가 된 공장이 훌륭한 갤러리가 된다. 철거를 기다리던 판자촌도 시각을 달리해 보면 우리나라 고유의 정 문화가 살아있는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갤러리가 된다. 늘 도움을 받아야 하는 농촌마을이 저소득과 중노동을 해결하면 명품 농촌마을로 변신한다. 법으로 막기만 했던 카튜닝 사업이 규제를 풀어주니 수천가지의 새로운 자동차 생산자로 변신한다. 잘 수도 없고, 컵라면조차도 먹을 수 없었던 산에 규제를 조금 풀어주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이 골짜기 깊은 곳에 들어서 현대인들이 필요로 하는 힐링의 장소가 된다. 재개발 단지였던 창신동의 3천여 개의 공장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4시간 만에 상품을 생산하는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한 공장생태계가 된다. 지금과 같은 세상에 우마차 구입예산을 편성하는 어리석은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현대전(現代戰)은 정보전, 사이버전으로 급속히 전환되어 가고 있는데 아직도 적진에 깃발을 꼽아야 할 보병만이 육군참모총장이 되어서는 미래를 준비한다고 볼 수 없다. 무인전투기가 날아다니는 세상에 과연 미래전(未來戰)에 대비한 전력 획득에 예산이 제대로 배분되고 있는지도 세심히 살펴야 한다.산업혁명 이후 동일한 기계를 다뤄야 할 엔지니어를 공급하겠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지금의 대학이 최고의 지식을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시대에 제대로 작동할지도 살펴야 한다. 번역앱, 통역앱 등이 날로 지능화되어가고 있는 시대에 영어교육에 엄청난 돈을 쏟아 붓는 어리석은 짓도 중단해야 한다.거꾸로 보고, 새롭게 보고, 다시 보고, 색안경을 끼고 보는 것만으로도 세상은 달라진다. 너와 내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 고민하고, 협력하고, 땀을 흘리는 것만으로 또 다른 세상을 만들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는 함께 연주할 음악을 만드는 것이요, 함께 연주하는 것이요, 그래서 함께 행복해 하는 것이다. 여기에 너와 내가 다를 수 없고 서로 시기하고 다툴 일이 없는 것이다. 필요하면 양보하고 때가 되면 소리 내어 전체가 만들어내는 교향곡의 멋진 소리를 위해 우리 모두 각자의 역할을 하면서 행복해 하면 그만인 것이다. 빨간색의 안경을 끼면 당연히 모든 사물이 빨갛게 보인다. 우리 마음의 문을 어떻게 열고 무슨 생각을 가지고 바라보느냐가 너무나 중요한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틀로 아무리 이 현실을 조명해 봐도 더 이상 나올 것이 없다. 그래서 창조경제를 주장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면 눈을 확 떠야 한다. 색안경을 껴봐야 한다. 그래서 거꾸로도 보고 옆으로도 봐야 한다. 그 과정에서 우리 주변에 흔하게 널려있는 오브제를 재발견해야 한다. 그리고 과감하게 변신을 시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창조경제의 가치이기 때문이다.최소한 10년 뒤 그리고 20년 뒤의 대한민국의 모습을 정교하게 그려낼 수 있는 청사진이 필요하다. 대한민국 교향곡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기대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한다. 물론 그 청사진은 아마도 매년 수정해야 할지 모른다. 급변하는 시대에 미래를 상상하는 일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럴수록 청사진은 많은 시행착오를 줄이는 안내자가 될 수 있다.국가뿐만 아니라 이제 산업 간에도 독주가 아닌 협연으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 내야 한다. 단순한 협업차원이 아닌 새로운 생태계를 창조하여 새로운 역할을 부여받아야 한다. 미래창조과학부의 역할이 창조경제를 마치 여러 사업 중에 하나로 보고 접근하기보다는 대한민국 교향곡의 작곡자와 지휘자로서의 역할을 더욱 더 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렇게 작곡자와 지휘자 역할을 하기에는 집행할 사업이 너무 많다는 것이다. 마치 작곡자나 지휘자가 연주자까지 겸한 꼴이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일이었으니 시행착오를 겪는 것이 당연하고 갑작스럽게 기술자가 예술가가 될 수도 없는 노릇이니 넓게 이해하자. 이런 생각의 확산을 통해 조금씩 제자리를 잡아나가야 한다.안타까운 것은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인데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들이 많기에 이런 난관을 슬기롭게 극복해 내리라 믿는다. 창조경제는 기술경쟁력에서 예술가로의 변신인 만큼 매우 다른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우리 모두가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만 한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기득권층의 엄청난 저항을 이겨내야 함은 물론이다. 우리 모두가 창조경제를 이해하고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의 국민운동, 다시 말해 대합창을 할 의지와 용기와 열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모쪼록 장엄한 대한민국 교향곡을 우리 모두 함께 연주할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해 본다.   전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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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2-04
  • 근본과 상식에 대한 인식차
    어김없이 찾아온 새해도 벌써 한 달이 다 되갑니다. 세월이 약이라더니 그 세월은 야속하기만 합니다.   어린 영혼들을 차가운 바다에 묻은 일도 지난 일처럼 묻혀져만 갑니다. 한 명이라도 살아서 돌아오기만 바라던 마음이 시신이라도 모두 수습했으면 하는 안타까운 염원으로 바뀌어가면서, 우리는 절망이라는 어둠의 터널 속에서, 낡은 배를 무리하게 운행한 사람이나 기다리라는 말만 철썩 같이 믿었던 학생들을 내팽개치고 제 혼자 살길 찾아나서는 사람들에 대한 원망으로부터, 우리 사회가 도대체 어쩌다 이 지경까지 되었을까하는 회한과 자성의 탄식이 나왔습니다. 선박의 구조와 운행이 안전한지를 점검하고 확인해야 할 정부기관이나 대형 참사를 지휘해야할 중앙부처나 눈뜬 까막 장님이었다는 사실은, 중진을 넘어 선진 경제대국으로 나아가던 우리의 마음을 무겁게 짓눌렀습니다.   지난해 광역 및 기초 자치단체에서 치러진 선거가 ‘안전’ 경연대회였던 것은 조금도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해양청을 폐지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한다는 다소 무리해 보이는 생각도 별 이견 없이 받아들여졌던 것입니다. 온 나라가 다시는 그러한 대형 사고를 만들지 않겠다는 각오를 하였건만, 그러나, 해를 넘기면서 주변에서는 언제였냐는 듯이 크고 작은 사고가 또다시 빈발하고 있습니다.   이 달에만 경기 의정부 아파트 화재에 이어 경기 양주 아파트, 서울 지구촌교회 화재, 서울 도곡시장 화재 등 대형 화재사고에, 급기야 국내 최대의 부탄가스 제조업체에서 화재가 발생하였다니 참으로 걱정이 앞섭니다. 비새면 지붕을 고치듯, 시민의 행복과 안전은 정치와 종교를 떠나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입니다.    이러한 때에 정부여당을 대표하는 김무성 대표가 올해의 메시지로 정본청원(正本淸原)의 마음가짐으로 미래를 준비하자고 했다니 참으로 다행한 일입니다. 정본청원이란 근본을 바로 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뜻이니,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안전하게 지키는 것이야말로 근본의 근본이니 그리만 된다면 대가로 사라져간 어린 영혼들에게도 조금이나마 위로가 될 일일 것입니다. 어쩌면 비정상을 정상으로 바꾸자는 취임 초 대통령의 인식과도 궤를 같이하는 일입니다.   그러나, 김 대표가 말하는 뜻은 조금 특별한 데가 있습니다. 여러 곳에서 한 말을 꿰어 보건대, 선거도 없고 하니 정본청원 정신으로 올해 보수혁신을 완수하자는 것, 즉, 이른바 경제살리기란 이름으로 공무원연금개혁과 같은 일을 끝내자는 뜻으로 보입니다. 어려운 경제를 살릴 때가 지금 뿐이라는 게 정부여당의 한결같은 주장입니다.   일자리를 만들고 소득을 증가하자는 게 잘못일 수는 없습니다. 경제살리기는 정부의 당연한 책무이지만, 문제는 방법과 시기입니다. 성장의 둔화라는 고민은 사실 현 정부만의 잘못도 아니고 당장 해결될 일도 아닙니다. 세계경제가 범지구적으로 하나의 경제권에 묶이다 보니 불황마저 동조화하는 현상이 작금의 우리 경제가 처한 현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보다 불황을 먼저 겪은 이웃나라 일본이 돈을 쏟아 붇는 정책을 오랫동안 해 왔음에도 별로 나아지는 게 없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정부여당은 집권 초, 경제민주화나 창조경제, 그리고 규제개혁을 경제정책의 선두에 두었었습니다. 그러나, 이 개념은 현 정부에게 너무 어렵거나 오래 걸려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나봅니다. 마치 일본의 아베정권처럼 우리정부도 지난 해 돈을 풀어 주택시장을 활성화하는 등 확장적 거시 경제정책을 시작하더니, 올해 들어서는 구조개혁으로 초점을 옮기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해 적폐라고 규정하고는 노동, 교육, 공공, 금융 개혁을 최대의 역점 사업으로 꼽고 있습니다. 노동시장의 경직성과 산업현장과 유리된 교육, 공공부문의 비효율성, 돈맥이 경화된 금융을 비정상으로 보고 이를 집권 3년차인 올해 안에 이루어내겠다는 것입니다.   그 최우선 조치로 공무원의 연금을 더 내고 덜 받는 구조로 바꾸겠다는 겁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사회적 합의나 형평성 등의 문제는 차치하고라도,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이 OECD 국가에 비해 유난히 경직적이라는 증거도, 교육이 직업교육으로 일원화되는 것이 옳다는 증거도, 공공부분이나 금융이 관치 없이 비효율적이 되었다는 증거도 찾기가 어렵습니다. 선거가 없는 해라는 기회 정책적 선택의 기준이 될 수는 없습니다. 한 집안의 경제도 나라경제와 같아서, 사정이 어려워지면 남은 돈 끌어 모아 크게 한판 하기보다는 형제들이 의지하고 나누어 쓰면서 때를 기다리는 지혜도 필요한 것입니다.   본래, 정본청원, 이 말은 대학교수 265명이 선택한 올해의 경구로서, “관피아의 먹이사슬, 의혹투성이의 자원외교, 비선조직의 국정 농단과 같은 어지러운 상태를 바로잡아 근본을 바로 세우고 상식이 통용되는 사회를 만들자는 의미”로 전했던 바라고 하니, 근본과 상식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커도 너무 큰 셈입니다.    이한주 가천대학교 사회과학대학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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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19
  • 확 돌려봐 뭐가 보이나? (ParadigmShift)
    우마차는 사라졌다.   길을 걷다 보면 앞을 보는게 아니라 스마트폰만 쳐다 보면서 걷는 사람들을 종종 발견하게 된다.2009년 11월 아이폰이 처음 국내에 들어오면서 생긴 현상이다. 세상이 바뀐 것이다. 일부 사람들은 이렇게 스마트폰에 중독되어가는 것을 염려하곤 한다.과거에도 새로운 것이 등장하면 기대와 우려가 늘 상존했다.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늘 과거는 골동품이 되어 회소성이 인정되고,새로운 것은 보편화 되면서 상식이 된다. 우리가 염려해야 할 것은 이처럼 낯설고 새로운 것이 언제 상식이 되는가 하는 점이다.왜냐하면 그것이 상식이 되기 전에 혁신의 기회를 잡아야 비즈니스적으로도 성공이라는 달콤한 결과를 맞이할 수 있고, 새로운 일을 할 사람이 부족하니 높은 임금에 스카웃되는 희열을 맛볼 수 있을 것이고, 적어도 직업자체가 사라지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그들은 자신들이 하는 일이 절대 선이고 절대가치이므로 결코 변해서도 안 되고, 바뀌는 것은 더욱 안 되고, 이대로 유지되기를 바란다. 결국 그렇게 버티다 골동품이 되어도 상관없다는 것은 아닐텐데. 예를 하나 들어 보자.여러분은 택시가 언제까지 존재하리라 생각하는가? 지금 우마차가 사라졌듯 언젠가는 택시의 기능도 달라지지 않으면 사라질지 모른다.'우버(UBER)택시'라는 신종 비즈니스가 불법 논란에 휩싸여 있다. 민간승용차를 이용자에게 연결해 주는 서비스인데 택시업계를 위협한다고 하여 허가를 내주네 마네 하며 정부와 씨름 중이다. 당분간 이 논란은 계속될 것이다. 하지만 UBER는 좋은 의미에서 체계화된 카풀과 비슷한 개념이다.초연결사회의 시스템이 조직적인 카풀을 가능하게 해 준 것이다.물론 카풀의 선행이 비즈니스가 되었다는 것이 다른 점이다.하지만 카풀을 활용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떳떳하게 비용을 지불하는 편이 오히려 편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이것이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해서 그렇지 카풀을 제공하고자 하는 측에서 무료를 포함한 다양한 조건을 제시하는 정교한 플랫폼의 설계도 가능할 것이다.법이 허락한다면 기존의 교통시스템을 완전히 바꾸는새로운 에코시스템(Eco System)의 탄생도 머지 않은 장래에 실현되리라 본다.UBER는 그 초기 모델에 불과하다.   렌트카는 또 어떤가.차를 렌트카회사에 가서 서류를 작성하고 차를 받아 사용하고 다시 회사에 반납하는 이런 불편한 프로세스가 생략된 Car Sharing 사업이 이미 영업을 하고 있지 않은가. 공유경제 모델인 ZIP Car와 같은 렌트카 모델이 바로 그것이다. 한국에서도 '쏘카'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가 시작되었지만 아직은 초보단계이다.집카 회원이 되면 도시 곳곳에 주차되어 있는 렌트카를 스마트폰으로 가장 가까운 차를 배정받아 스마트폰이나 회원카드로 차문을 열고 목적지까지 운전을 한 후 차를 주차하고 그대로 나오면 끝~~~ 이다. 지금처럼 렌트카를 지정된 장소에 반납할 필요도 없고,이용한 시간 만큼의 비용만 카드로 자동정산하면 렌트카 이용이 끝난다. 한시간을 이용할 수도 10분을 이용할 수 도 있으니 자기 차를 보유한 것보다 훨씬 가볍다. 필요하면 트럭을 이용하기도 하고 또 데이트를 위해 고급스포츠카를 이용할 수도 있다. 아주 다양한 차를 시내 곳곳에 대기시켜 놓고 활용하는 것과 같다.이런 차가 많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이고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택시영업이 어떻게 될지는 불을 보듯 뻔한 것 아니겠는가. 공용자전거 처럼 공용자동차가 여기 저기 주차되어 있는 도시의 모습이 지금은 상상이 되지 않겠지만 곧 현실로 다가올 것이다. 스마트폰이 우리 생활에 들어온 속도만큼 빠르게 말이다.우리는 수 많은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지만 실제 거리에 운행되고 있는 자동차 댓수는 10대 중 1대정도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머지 자동차는 주차장에 잠자고 있는 것이다.이 차들을 알뜰하게 활용할 수 있다면 자동차 제조사나 세금을 거둬야 할 정부는 원하지 않겠지만 주차공간도 줄어들고 가계에 자가용을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절감되어 소유에 대한 욕망만 내려놓으면 아주 편리한 에코시스템을 창조할 수 있다. 그것 뿐인가. 이미 운전면허를 가진 무인자동차가 거리를 다니기 시작했다.물론 우리나라 이야기는 아니지만 기술적으로는 우리나라도 상당한 수준의 기술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현재는 승객이 택시기사 대신에 운전석에 않아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면서 달리는 것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앞으로는 걱정없이 뒷자리에 앉아 잠을 자거나 책을 읽는 동안 무인자동차가 목적지까지 데려다는 주는 일이 일상이 될 것이다. 드론이라는 무인항공기가 승객을 싣고 복잡한 도로가 아닌 하늘을 날라다닐 날도 멀지 않았다.이미 미국에서는 드론을 이용해 피자배달이나 택배를 추진하고 있다. 고층건물의 화재 진압에도 진입도 못하는 고가사다리소방차 대신해서 드론이 사용될수도 있을 것이다. 남는 방을 여행자들에게 빌려준다는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공유경제 사이트 에어비앤비(Airbnb). 2008년 시작해 6년 만에 기업 가치가 11조원에 이르는 거대 사이트로 성장했다.호텔업계로 보자면 변종 호텔이 등장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여기저기서 불법이다 아니다 논란이 심하다. 하지만 이 모델 자체가 사라질 것이라 보기는 어렵다. 더 촘촘하게 빈방을 찾아 필요한 사람에게 저렴하게 연결해 주는 이 같은 모델은 계속 진화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법적인 문제가 어떠하든 나중에는 상식이 될 일이다. 이런 공유경제가 우리 생활 깊숙이 파고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인류는 산업화를 통해 엄청난 쓰레기를 배출하고 말았다. 지난 50년간 인간은 이전 모든 세대가 사용한 것보다 더 많은 재화와 용역을 소비해 왔다. 1980년부터 숲, 물고기, 자연 광물, 금속, 그 밖의 원자재 등 지구 자원의 1/3을 소비했다. 움직이는 물건의 99%가 6개월안에 쓰레기가 된다. 우리가 쓰고 버리는 물건은 반 밖에 안된다. 나머지는 그냥 버려지는 것이다. (위 제네레이션 중에서) 더 벌기 위해 더 많이 생산한 것들이 결국 지구를 병들게 했다는 이런 경각심을 가진 사람들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서로가 잘 몰라 한 쪽에서는 넘쳐나고 다른 한 쪽에서는 부족해서 고통받았던 이 불균형이 촘촘한 네트워크로 인해 조화스럽게 될 수 있음을 깨닫기 시작하면서 인류는 공유경제를 대안으로 떠올리기 시작한 것이다. 앞으로 공유경제는 사회 각 분야에서 자본주의를 보완하며 주목받게 될 것이고 인류는 그렇게 지구의 자원을 아끼고 적절하게 재 분배하여 모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세상을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확신한다. 신경망이 매우 빈약해서 하등동물과 같았던 인류가 신경망이 매우 촘촘한 인간같은 인류가 되어가고 있음을 이해하겠는가. 한몸처럼 변해가는 인류가 앞으로 상상을 초월하는 새로운 인류문명을 창조해 낼 것이라 기대가 되지 않는가. 한몸이 되어가는 인류 세상은 점점 나와 우리를 구분하기 어렵게 되어간다.마치 내 몸의 세포나 기관처럼 나와 우리는 연결되고 있으며 서로에게 더 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사람과 사람과의 연결을 뛰어 넘어 이제는 사물들까지도 연결되어 간다.이 연결을 통해 상호 긴밀하게 소통하면서 집단지성을 만들어 내고 이 집단지성은 단절된 인간의 창의력을 뛰어 넘어 엄청난 파워를 만들어내면서 인류를 한 차원 다른 세계로 이동시키고 있다. 사람과 사람 그리고 사물과의 연결뿐만 아니라 내 몸속의 작은 기관들과도 정교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 이제 사람 몸 속에 아주 작은 칩을 삽입하거나 몸속에 초소형 로봇이 들어가 내 몸안의 각종 문제를 해결하는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 오고 있는 것이다. 몸 속에 칩을 심어 필요한 정보를 센타와 교신하면서 여러가지 다목적으로 사용하게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미 미국에서는 이 같은 칩을 환자들에게 심어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전자 팔찌 대신에 이런 칩이 범죄인감시에 사용될 것이고, 치매환자처럼 늘 살펴야 하는 환자들을 위해서도 활용될 것이다. 개인정보보호 차원에서 어쩌구저쩌구 불만들이 많이 튀어나오겠지만 그 편의성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받아들일 확률이 크다. 우리가 의식하던 안하던 간에 우리는 이미 자신의 위치정보를 만인에게 알리고 있지 않는가. 굳이 몸속에 칩을 넣지 않아도 구글글래스, 아이워치 등 웨어러블기기(wearable device)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크레딧카드는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들이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변신할 날도 멀지 않았다. 너와 내가 서로 다른 독립된 객채라는 통념에서 벗어나 자신을 온전히 드러내고 마치 발가벗고 사는 세상과 같다고 받아들이는 편이 오히려 나을지 모른다.뭔가 감춰야 할 것이 많은 사람들에게는 무서운 세상이 되겠지만 보통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편리한 세상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1장에서도 짧게 언급했지만 이 상황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하면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어처구니 없는 일들을 이해하기 어렵게 된다. 예를 들어 군폭력문제가 세상에 드러나 부모님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지만 사실 군 폭력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라 창군이래 계속 되어 왔던 문제다. 정부, 검찰, 경찰, 법조인, 국회의원, 의사, 도덕적으로 매우 엄격한 잣대를 적용받는 종교지도자, 서민들과 함께 하는 노조나 NGO 등 과거에는 그 벽이 너무 높아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기득권층의 개인일탈과 각종 비리들이 깨알같이 드러나고 있다. 과거처럼 적당히 감추고 덮어주던 끼리끼리 문화의 검고 으슥한 구석이 점점 사라지고 있다.과거 같았으면 무마될 수도 있고 흐지부지 넘어갈 수 있었던 문제들, 특히 자신들의 기득권 지키는 일이라면 조직원 누구나 할 것 없이 똘똘뭉쳐 막아냈던 그런 사건들이 적나라하게 일반인에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 그늘 속에서 빨대를 꼽고 적당히 단물을 빨아먹던 기득권층에게는 좋은 시절 다 지나갔다는 깊은 탄식이 나올 만하다. 그래서 SNS 환경을 외면하기도 하고 담을 쌓아보기도 하지만 그것은 스스로 고립을 자초하는 형국이 되고 만다. 드러내고 솔직하게 살자니 너무 구린게 많고 감추고 덮자니 내리 쬐는 강열한 태양빛에 견디기 힘든 세상이 되어가는 것이다. 옛날 같았으면 선거철에 잠깐 눈도장 찍어가며 선대위 감투하나 쓰고 선거를 치루고 난 후에 지지후보가 승리를 하면 전리품 챙기듯 적당한 자리를 보장 받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본인의 역량과 평판에 따라 늘 논란의 중심에 서야 될지 모른다. 감히 객관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지 못하는 자가 단지 선거공신이라는 이유만으로 자리를 꿰차게 되면 아마도 수 많은 눈초리를 감당해 내야 할 것이 뻔하며 자리를 보전하는 일 자체가 쉽지 않은 일이 되고 말 것이다. 생각해 보라.최첨단 동영상 장비에, 녹음장비에, 전송장비에, 입력장비를 갖추고 저마다 수백내지 수천, 수만 더 나아가 수백만명의 독자를 확보한 1인 미디어들이 전국을 누비고 있지 않은가.   그런 방송국 또는 인터넷 언론사는 등록만 하면 가능한 세상이다. 등록되지 않은 개개인까지 포함하면 우리는 늘 취재진 앞에 서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어디 그 뿐이랴 전봇대 위에 건물 구석구석에 포진하고 있는 CCTV는 또 어떤가. 이제는 한 술 더 떠 자동차도 눈을 달고 다닌다. 냉장고나 TV 도 눈과 귀를 달기 시작했다. 그냥 앉는 자리에서 눈만 좌우로 돌려도 자신을 지켜보는 사람이나 기기를 발견하게 되는 세상이다.이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에 아직도 주요신문에서 기사를 삭제하면 보도 통제가 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이 상식이겠는가. 빅데이터, 인류의 뇌신경이 되어간다. 이 같은 촘촘한 신경망으로 마치 한몸같은 인류로 진화하고 있음을 이해하게 되었다면 그런 신경망의 중심에 인류의 뇌가 빠르게 진화하고 있음도 인식해야 할 것이다.인류의 뇌는 어디 있는가? 신이 우리에게 잘 보이지 않듯 인류의 뇌도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있다고 봐야 한다. 요즘 흔히 들을 수 있는 클라우드컴퓨팅(Cloud Computing)은 신경망을 통해 개인이 세포처럼 기억하고 생각하는 것들을 한 곳에 모아 놓은 역할을 한다. 페이스북(facebook)이라는 서비스를 통해 개개인의 천문학적인 생각을 집적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들끼리 연결되고 있다. 최근들어 개인적으로 전화하는 횟수는 현저히 줄어 하루에 많아야 10회 이하로 전화를 하지만 메신저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통해 수백명 이상과 소통하고 있다. 내 보좌관들과의 대화도 거의 메신저를 통해 마치 회의하듯 그렇게 정보를 공유한다. 이런 소통은 전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고 이런 방대한 데이터는 인류를 고도로 지능화하고 있다. 네이버의 지식인 서비스, 페이스북, 아마존 등등 우리는 지능화된 서비스를 통해 자신의 한계를 뛰어넘는 고도의 지식정보 서비스를 제공받고 있다. 그것도 마치 내 뇌의 기억처럼 스마트폰을 통해 수시로 꺼내 보는 형국이 되어버린 것이다. 모르면 네이버지식인에게 물어보는 세상이다. 똑똑한 지식인은 모르는 게 없을 정도다. 각종 의학상식은 물론이고 심지어는 내가 탈 버스가 언제오는 지도 상세하게 알려준다. 이 같은 대규모의 데이터 집적은 또 다른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해 얻는 결과물이다. 우리는 이것을 빅데이터(Big Data)라고 이야기 한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더욱 정교하게 판단하는 능력을 갖게 되었다. 어릴 때 TV 드라마에서 자동차가 말을 하며 주인공의 질문에 척척 대답해 주던 장면을 보면서 공상과학영화니까 라며 상상 속의 일이라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하지만 그것은 상상만의 일이 아니었다. 통신망과 빅데이터 분석으로 이제는 사람보다 훨씬 똑똑한 지능을 가진 데이터를 스마트폰 아니 그보다 더 작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로 소통하며 도움을 받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몇 십년 만의 일이라니 참으로 놀랍지 않은가.그리고 그 진화 속도는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고 있음이 더욱 놀라운 일 아니겠는가.이제 몇 년 안에 스마트하게 통역도 하고 만물박사처럼 척척 내 말을 알아듣고거의 모든 것에 대해 답해 주는 로보트나 스마트폰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그들이 나의 건강을 체크하고 가이드해 주기도 하고 운전도 해 줄 것이며 심지어는 선생님 역할도 해 줄 것이다. 아마도 로봇이 인간의 감성을 대신하기에는 좀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그 이외의 일들은 아마도 상당부분 로봇이 담당하게 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노동을 대신할 또 다른 역할이 무엇일지에 대해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로봇과 일자리를 놓고 투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 그런 상황에 미리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 로봇과 차원이 다른 인류의 역할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다. 증기기관이 발명되어 세상이 뒤집어졌던 그 이상의 혁신이 촘촘한 신경망인 인터넷의 발명으로 인류가 인간처럼 변신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지금은 갖 난 아기 같을 지 몰라도 인류는 곧 성인의 되어 개개인의 상상력을 훨씬 뛰어넘는 인류의 지혜에 모두가 경악하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런 미래사회가 이미 시작되었다.   * 전하진   제19대 국회의원 (경기 성남 분당을) ▲ 새누리당 원내부대표 ▲ 새누리당 디지털정당위원장  ▲ 국회 미래인재육성포럼 대표 ▲ 국회 창조경제활성화특별위원회 간사 ▲ K밸리 포럼대표 ▲ 새누리당 창조경제 일자리창출 특위 부위원장 ▲ 2014 새누리당 지방선거기획위원 ▲ 2014 새누리당 개인정보보호대책 특위 위원  * 블로그 http://blog.naver.com/hajinjh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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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12
  • 우리는 이미지를 구매한다
    우리가 분당에 이사 왔을 때, 그 당시에는 아이들이 어렸다. 아이들은 이런저런 자잘한 일로 병원에 갈 일이 많다. 주로 내과, 이비인후과 같은 곳이다. 병원이 여기저기 있으니 선택해야 한다. 자연스레 우리가 가는 동네병원이 정해진다. ‘행복한 내과’. 우리가 가까운 곳을 두고 길을 건너서 가는 병원이다. 병원의 결정은 아내 몫. ‘그 병원이 왜 좋은데?’라는 질문에 아내는 스스럼없이 ‘거기가 잘 보는 것 같아, 또 친절하고...’라고 답한다. 나는 대학에서 광고를 가르치는 선생이다. 학생들에게 늘 하는 말 중에 하나가 ‘설득에는 근거를!’이라는 말인데, 도대체 아내의 선택에는 무슨 근거가 있는가? 의료서비스의 질을 소비자가 판단하기는 쉽지 않다.   또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있다. 카센터이다. 이것 역시 선택하기가 쉽지 않다. 바가지 씌우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앞선다. 정기적으로 가는 엔진오일 정도는 아무데나 가도 된다. 그것은 가격만 보면 되니까. 그러나 문짝이 긁히거나 좀 더 복잡한 수리를 요할 때는 문제가 달라진다. 자동차에 대해 아는 것이 없으니 고치는 사람의 눈치만 보게 된다. 종종 고치다가 다른 부분도 함께 수리하는 것이 좋겠다는 제안을 한다. 그렇지 않으면 차가 중간에 서거나 수리비가 많이 나올 수 있다고 겁도 준다. 이럴 때는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수리비가 얼마냐고 조심스럽게 물어본다. 금액을 들어봤자 싼지 비싼지 알 수가 없다. 결국은 병원처럼 ‘여기가 괜찮은 것 같애, 사람들도 믿을 만하고...’라는 식으로 결정한다. 그래서 우리는 지금도 우리가 사는 이매동 근처의 카센터를 두고 누가 일러준 분당동까지 간다.   우리의 상품구매는 대부분 이런 식이다. 결국 판매자의 정보를 구매자가 따라가지 못하는 정보 불균형(Information Asymmetry) 때문이다. 기술이 발달할수록 공급자와 소비자와의 불균형은 심해진다. TV 매장을 보라. 모든 제품이 선명한 화면을 보여주고 있으나 10년 후에도 지금과 같이 선명한 화면을 보여줄 제품을 우리는 구별할 수 없다. 제품을 뜯어본들 알 수 있겠는가.   이러한 불균형이 가장 심한 곳은 바로 정치시장(선거)이다. 후보자는 공약, 정책, 인품 등을 판매하고 유권자는 투표로 구매한다. 여기는 상품시장 이상으로 경쟁이 치열하다. 그것은 보름도 채 안 되는 짧은 선거운동 기간과 만회가 허용되지 않는 일회성 경쟁, 그리고 2등을 인정하지 않는 승자독식 때문이다. 가히 전쟁(選擧戰)이다. 이 속에서 선심성 공약이 남발되고, 현란한 미사여구, 때로는 비방의 총격전도 이루어진다. 이 전쟁을 더 가열시키는 것이 불안정한 정치시장 시스템이다. 자동차나 보험상품 같은 일반 상품은 구매자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받을 법적, 제도적 장치가 있지만, 선거시장에서는 가장 중요한 상품내용인 공약을 지키지 않아 발생하는 유권자 피해에는 아무런 법적 처벌조항이 없다.     특히 구매자는 제품(후보자)에 대한 정보를 잘 알 수가 없다. 대통령 선거, 서울시장 선거는 그나마 언론의 주목을 받기 때문에 다소의 판단근거가 있을 수 있으나 그 외의 모든 선거는 투표일에 당면해서 보내오는 홍보물 몇 개에 의존해야 한다. 그 홍보물도 학력, 재산 등 몇 가지 신상관련 조항 외에는 사실여부에 대한 법적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래서 그 내용은 주로 호감 있게 보일 수 있는 인물촬영, 감각적인 슬로건, 유권자의 이익에 아부하는 선심성 개발 공약 등으로 채워진다. 이런 소비자(유권자)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지 않는 정치시장 환경은 정치적 무관심층을 양산하고, 보다 넓은 부동층을 만들어낸다. 이름 ‘가, 나, 다’ 순으로 복수 공천한 2006년 기초의원 선거에서는 이름이 빠른 ‘가’번이 무더기로 당선되었고, 2010년 기호를 없앤 교육의원 선거에서는 투표용지 맨 앞의 후보가 많이 당선되는 촌극이 벌어졌다. 얼마나 후보자에 대한 정보가 없었으면 단순한 시장관행에 의존해서 구매가 이루어졌겠는가? 초등학교 반장선거에서도 비난받을 이런 규칙을 국가 대사에 만든 사람은 누구이겠는가? 일반시장의 규칙은 시장사람들이 만들지 않는다. 그들은 이해관계자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정치시장은 이해관계자가 규칙을 만든다. 여야가 원수처럼 싸우다가도 본인들의 이해관계에 있어서는 다정한 친구가 된다. 규제받지 않는 독과점 행위이다. 이런 담합이 유권자의 알 권리를 차단하고, 그들의 안녕을 보장한다.    앞에서 말한 의사의 진료, 자동차 정비 외에 우리 동네 설렁탕 재료, 소주 첨가물, 화장품의 성분, 비듬샴푸의 효능 등 우리가 구매하는 것들 중 우리가 그 내용물을 잘 아는 것은 드물다. 대부분 이미지에 의존해 구매한다. 그러므로 판매자는 그럴듯한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정치인들처럼. 130년이나 된 코카콜라는 여전히 젊고, 에이스침대는 이제 가구가 아니다. 그러나 소비자가 정작 필요한 것은 이미지가 아니라 제품의 내용(정보)이다. 기업이든 정치인이든 소비자를 위한다면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최대한 제공하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보 불균형이 이루어지고, 상대를 지배하는 행위가 된다. 더 이상 ‘사랑해요, 고객님!’, ‘사랑합니다, 유권자 여러분!’이라는 말을 해서는 안 된다. 사랑은 같은 눈높이에 있어야 하니까.   새해에는 정치권에서부터 개인에 이르기까지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정보 통로가 넓어졌으면 한다. 서로를 잘 아는 것이 사랑의 출발점이니까.   추응식 신구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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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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