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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2.12.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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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성남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회의실에선 성남문화재단의 2013년 본예산 예산심사가 진행됐다.

새누리당 김순례(비례) 의원은 손주옥 예술국장을 상대로 질의를 하던 중 ‘본시가지에서 무슨 오케스트라를 하느냐’는 식의 반응을 보였다.

김 의원은 “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병이 나요. 갑자기 무슨 오케스트라를.. 너무 과욕이다. 본시가지 시민을 위하는 건 맞지만..”이라며 폄훼성으로 느껴지는 발언을 했다.

본시가지와 오케스트라는 격이 맞지 않아 설사나 난다? 참으로 황당한 비유가 아닐 수 없다. 김 의원은 피크닉 콘서트 예산 1억 중 5천만원 삭감을 요구했다.

그래도 주민이 뽑아준 (비례제도에 의한) 대표인데 한번 이해하려 노력해보는 게 우선일 게다.

김 의원의 발언은 어찌 보면 맞는 말이다. 본시가지에서 거액을 들여 오케스트라를 하는 것이 성남시의 현 재정운영과 분위기로 봤을 때 무리한 과욕일 수 있다.

과거부터 본시가지에선 떡 하니 내세울만한 이렇다 할 공연을 해오지도 않았거니와, 공연장이라고 달랑 있는 시민회관은 1981년께 만들어져 이미 허물어진 구시청 옆에 보존해야 할 고전 건축물을 향해 치닫고 있다. 시민들의 문화적 욕구 분출도 그다지 거세지 않은 곳이 소위 ‘구시가지’다.

동네는 청결하지 않고, 인구 밀도도 높아 복잡하고 평온하지도 않다. 조용히 오케스트라를 감상하기엔 뭔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게 솔직한 표현일수도 있다는 점에서 김 의원의 발언은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현재 제6대 의회 이전부터 성남시의회 본시가지 의원들은 성남문화재단에게 분당, 본시가지의 지역적 균형을 요구해왔고 이로 인해 야탑동 아트센터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어느 정도 본시가지의 문화적 소외는 관심 대상으로 부상했다.

그 점에서 과거 시의원들의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가치가 있다. 지역민을 바라보는 내심의 의도야 어찌됐건, 결과적으로 성남이라는 큰 테두리 안에 균형적 시각을 키우는데 일조한 것이다. 

본 기자는 과거부터 성남시의회를 많이 들락날락 거렸다. 평소 시의원이 공식적인 회의에서 내뱉는 발언이 가벼워서는 안 된다는 나름의 기준도 마음 한편에 자리하고 있다.

전 의장이 줄곧 표현해왔듯 시의원은 주민의 선택을 받은 ‘공인(公人)’이기 때문이다. 공인은 공적영역 범주에서 행동하고 발언하기에 사인(私人)과 구별된다. 공인의 발언 하나하나는 동네 대포집에서 툭툭 던져지는 사담과는 무게 자체가 다르고 그러기에 진중할 필요가 있다.

어찌 보면, 김 의원이 자신의 속내를 거짓 없이, 느끼는 대로 표출해 준 것에 고마워해야 할지도 모른다. 가지고 있는 생각과 행동을 달리하며, 듣기 좋은 말만 내뱉어 주민들의 판단력을 흐트러뜨리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 해도, 말은 또 다른 말을 낳고 곧바로 평가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역사는 기록되고 의회는 속기된다. 한번 기록된 공인의 발언은 일순간 기억에서 사라질 수는 있어도 영원히 지울 수는 없다.

약사 출신 시의원답게 비유도 약사다웠으니, 직업은 어쩔 수 없다. 정확히 그 수를 헤아릴 수는 없지만, 약국에서 설사약을 사 먹고 싶은 시민들도 분명히 있다는 것을 이제는 시의원들도 깊이 고민해보길 기대해본다.   

정권수 취재팀장 기자 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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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설수설]너무 많이 먹으면 설사병 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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