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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4.01.1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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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설날은 오늘이지요.
 
김다나 [글 짓는 이]
 
우리말이 어울리는 우리 설날
1989년 1월 24일, 식민지 시대의 잔재였던 구정(舊正)이란 명칭이 드디어 우리 고유의 설이란 이름으로 되살아났습니다.
구정은 다들 아시다시피 일제 강점기 양력을 시행하면서 양력 1월 1일 신정(新正)에 빗대어 불렸던 이름입니다.
광복 후에도 공무원이나 일부 국민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국민들이 새해를 맞고 차례를 모시는 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한참을 그런 이름으로 불리다 1985년, ‘민속의 날’이라는 애매한 명칭으로 하루만 공휴일로 지정하였지요, 정부는.
1989년이 되어서야 설날로 개칭하고 전후 하루씩을 포함하여 총 3일을 공휴일로 지정하는 등의 우여곡절 끝에 뒤늦게나마 제 본디 이름을 찾았으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제야 양력을 따르건 음력을 따르건 다들 개인이나 집안마다 차이가 있으니 그러려니 할 수도 있으나, 제 본디 이름을 찾아주는 것에 우리 모두가 너무 오랜 기간 인색하거나 혹은 무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런데 아직도 달력이나 사람들의 입에서 ‘신정, 구정’ 하는 단어들이 심심찮게 오르내리고 있는 걸 보면, 아직까지도 그 이름의 내력에 대해 모르거나 아님 무관심?
 
아무튼 추석과 함께 우리 명절의 쌍두마차인 설이 공휴일이 아니었던 까닭에 집집마다 새벽 같이 차례 모시고 떡국으로 한 살씩 더 먹은 다음, 가장들은 일터로 학생들은 학교로 분주히 움직였지요. 추석은 음력으로 쇠는데, 설은 왜 굳이 양력으로 쇠는지 궁금하기도 했지만 그러는 게 맞나 싶었습니다, 그땐.
 
갑오년, 청마
올해는 갑오년, 말의 해입니다.
청마의 해라고 하네요.
몇 해 전엔 황금돼지에 흑룡까지 들먹이더니 올핸 청마?
제가 알고 있는 건, 경(庚)이 들어간 해가 흰색을 뜻한다는 것 정돈데 뭐가 이리 많나 싶어 작심하고 찾아봤습니다. 그런데 너무나 너~어무나 쉽게 찾아져서 김이 좀 샜습니다. ^^
10간, 즉 갑을병정무기경신임계가 각각의 색을 갖고 있더군요.
갑을(甲乙)은 목(木), 병정(丙丁)은 화(火), 무기(戊己)는 토(土), 경신(庚辛)은 금(金), 임계(壬癸)는 수(水)가 되는데, 여기에서 다시 목은 푸른색(靑), 화는 붉은색(赤), 토는 노란색(黃), 금은 흰색(白), 수는 검은색(黑)을 나타낸답니다.
그래서 올해가 갑오년이라 청마의 해라고 한다 하네요.
뭐 그럼, 한 해도 그냥 넘어가진 않는 거네요. 말의 해만 갖고도 청마, 적마, 황마, 백마, 흑마가 있으니 말입니다. ^^
 
설의 추억
설날하면 떠오르는 추억들이 많으시죠?
제가 어렸을 때야 다들 먹고 살기 어려웠을 때라 평소보다 푸짐한 음식에 양말 정도의 선물로도 충분히 행복했습니다. 그러다 간혹 멋진 설빔이라도 얻어 입거나, 복주머니가 세뱃돈으로 두둑했을 때는 그 행복이 몇 곱절 더했지요.
 
제가 많이 어렸을 때 일입니다.
설날에 동네 공터에서 놀고 있는데, 어떤 군인아저씨가 다가오는 거예요.
그때만 해도 순경아저씨나 군인아저씨를 보면 그냥 무서웠지요, 딱히 잘못한 게 없었어도….
슬금슬금 뒷걸음치는데, 잽싸게 내 손을 낚아채는 거예요. 얼마나 무서웠는지 그냥 주저앉아 울었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그 군인아저씨는 또 얼마나 당황했을까요? 같이 놀던 애들은 어느새 저만치 도망쳐 내 꼴만 보고 있었고, 나는 슬쩍슬쩍 그 아이들을 보며 나 좀 구해줘 하는 눈빛을 계속 보내고 있었죠. 눈물을 그치자 아저씨가 대뜸 당시로는 정말 거금인 백 원짜리 지폐를 주는 거예요. 사실은 그게 더 무서웠답니다. 이 아저씨는 분명 간첩이다. 우리나라 군인아저씨를 죽이고 그 옷을 빼앗아 입은 간첩이 분명하다. 이제 나는 죽었다. 악을 쓰며 울었습니다. 그새 누군가 우리 집에 가서 이 얘길 했는지, 언니들이 우르르 몰려오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 더욱 더 울어댄 건 당연한 일이고….
집으로 돌아오긴 했는데, 어찌 왔는지 그 사이의 일은 가물가물합니다만 내 손에는 백 원짜리 지폐가 꼭 쥐어 있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우리 언니 가운데 한 명과 소위 펜팔이라는 걸 하던 군인아저씨가 휴가 나와서 무작정 찾아와 주변을 서성거리다가 내가 그녀의 동생임을 알고 접근했던 건데, 아주 미숙한 방법으로 접근하는 바람에 일이 커졌던 거지요.
아마 그 언니는 아버지께 호되게 혼났겠죠? ^^
잘 모르겠습니다, 그 군인아저씨가 우리 형부가 되지 않았다는 것밖에….
 
아무튼 올해 설엔 어떤 추억이 새로이 만들어질까 나름 궁금합니다.
새해 복 많이 지으시고, 또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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